한국 '금3·은4·동3' 종합 13위···김길리 대회 MVP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사상 처음 네 개의 지역에서 나뉘어 '분산 개최'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이 17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23일 오전 4시 30분(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로나의 상징적인 공연장인 베로나 아레나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2006 토리노 동계 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이탈리아에서 다시 열린 동계올림픽이었다.

이번 올림픽은 여러 면에서 새로운 시도였다. 대회명에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 두 도시가 함께 표기된 최초의 사례였고, 개최 지역은 네 개의 대형 클러스터로 나뉘었다. 선수촌 또한 6곳에 분산 설치됐다. 약 400㎞ 떨어진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에서는 지난 7일 동시에 개회식이 열렸고, 두 개의 성화가 각각 점화돼 이탈리아 전역을 비췄다.
폐회식은 '메인 도시' 밀라노에서 동쪽으로 약 150㎞ 떨어진 베로나에서 진행됐다. 선수 1500명을 포함해 약 1만2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교적 간결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개회식에 6만 명 이상이 운집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92개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 선수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마지막 축제를 즐겼으며, 개회식에 불참했던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도 폐회식에는 함께했다.
대한민국은 선수 71명을 포함한 130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수확하며 종합 13위에 올랐다. 목표로 삼았던 '톱1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14위)보다 한 계단 상승했고, 메달 수 역시 베이징(금2·은5·동2)보다 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전통적인 효자 종목 쇼트트랙의 활약은 여전했다. 김길리는 여자 1500m에서 3연패에 도전한 최민정(이상 성남시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3000m 계주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유일의 2관왕이 됐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스노보드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최가온(세화여고)은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부상 여파 속 두 차례 넘어지고도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내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딴 김상겸(하이원)은 네 번째 올림픽 도전 끝에 값진 결실을 맺었다. 쇼트트랙 남자 1000m 동메달의 임종언(고양시청),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동메달의 유승은(성복고) 등 10대 선수들의 활약도 한국 겨울 스포츠의 미래를 밝게 했다.
스포츠 외교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이어졌다.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 선거에서 당선됐고, '봅슬레이 전설' 원윤종은 IOC 선수위원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해 8년 임기의 위원으로 선출됐다.
폐회식은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이야기로 시작됐다. 물방울을 형상화한 무대 연출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전달했고, 이탈리아 국기 게양과 함께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IOC 위원장이 관중에게 인사했다.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를 밝힌 성화는 1994 릴레함메르 대회 크로스컨트리 계주 금메달리스트 출신 이탈리아 선수들에 의해 베로나 아레나로 옮겨졌고, 오륜 구조물 위에서 마지막 빛을 발했다.

이어 각국 선수단이 입장했고, 한국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무대를 떠나는 최민정과 은메달 2개를 획득한 황대헌(강원도청)이 기수를 맡았다.
주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과 잔루카 로렌치 코르티나담페초 시장은 오륜기를 반납했다. 이어 커스티 코번트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30 알프스 대회를 개최하는 프랑스의 크리스티안 에스트로 니스 시장에게 오륜기를 전달했다.
2030년 알프스 올림픽은 1992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이후 38년 만에 프랑스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이다. 1924년 샤모니, 1968년 그르노블, 1992년 알베르빌에 이어 네 번째 개최다. 특히 대회명에 특정 도시 이름이 들어가지 않는 최초의 올림픽이 될 예정이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