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주원·황혜영 기자 = "핵심은 단순해요. 혼자 고민하지 말고 같이 고민하자는 겁니다."
최정윤 미성중학교 교장은 신학기부터 본격 시행되는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교사가 학생 문제를 혼자 떠안는 대신 각 분야 전문가들과 힘을 합치고, 학생은 필요한 도움을 제때 연결받아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최 교장은 23일 서울 중구에서 뉴스핌과 만나 "학맞통은 학교가 학생의 신호를 더 빨리 알아차리고 필요한 도움을 한 번에 연결하는 체계"라며 "학교 안팎의 학습·상담·보건·복지 지원을 학생 한 명 한 명을 중심으로 묶어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유사한 학생 지원 체계는 있었다. 다만 사업별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중복 지원과 사각지대가 반복됐고, 학습 문제와 정서 문제가 함께 얽힌 학생은 어느 한 축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학맞통은 교육청과 지역사회 협력망을 촘촘히 엮어 사후 조치 중심에서 예방 중심 체계로 바꾸려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최 교장은 학맞통을 처음 접했을 때 '반성에서 출발한 정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지원 제도 자체는 많았지만 왜 현장이 나아지지 않았는지, 분절된 지원이 어떤 한계를 낳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 교장이 교감으로 근무하던 학교에는 사안별 위원회가 30개 안팎 있었고, 학생 문제와 직결된 위원회 상당수는 교감 한 명이 위원장을 맡았다. 통합 지원이 더 수월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본 지점이다.
"교사도 교사지만 지원이 분절되면 학생도 지쳐요. 기초학력 미달이면서 방과후수업, 교육복지 대상인 학생은 이곳저곳 부르는 대로 가야 하죠. 묶어서 운영해 보니 학생들이 덜 힘들어했고, 학교도 예산을 아껴 심리·정서 지원을 더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최 교장은 학맞통의 핵심으로 정책의 통합적 연계와 모든 학생 대상 지원을 꼽았다. 그는 "기존 사업은 대상이 정해져 있어 정작 사각지대 학생이 생긴다"며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아도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있는데 기준에 걸리면 못 돕는 경우가 있다. 학맞통은 이런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현장 경험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했다. 그는 초임 시절 수업 시간에 자신에게 심한 욕을 하던 학생을 떠올리며 "상담해보니 내 수업에 들어오기 전 교문 지도에서 혼나 기분이 상한 상태였다. 학생 입장에선 선생님이 다 같은 선생님이라는 걸 그때 절감했다"고 말했다. 내 수업만 잘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라 학교 전체가 학생을 함께 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교장이 된 뒤에는 교감부터 수석교사, 생활지도부장, 보건·상담 교사와 함께 학생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하루는 도서관에서 매일 언성을 높이는 학생이 회의 주제가 됐다. 평소 같으면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는 선에서 끝날 수 있었지만, 여러 교직원이 머리를 맞대자 다른 해법이 나왔다. 해당 학생이 시력이 좋지 않은데 안경을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학교는 교육복지 예산으로 렌즈를 지원했다. 이후 학생은 도서관에서 소리를 지르지 않았고 표정도 밝아졌다.
이주배경 학생 지원에서도 학맞통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본인과 보호자 모두 한국어가 서툴러 학교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은 학생이 있었다. 담임과 학년부장, 보건·상담 교사는 물론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외부 기관을 연결해 다각도로 지원했다. 최 교장은 "당장 눈에 띄는 효과가 없더라도 결국 의미가 있었다"며 "나를 믿어주는 어른들이 있다는 경험이 아이를 버티게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장은 신학기 본궤도에 오를 학맞통의 관건으로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흩어진 지원을 한데 묶어 지속 가능한 구조로 정착시키는 일을 꼽았다. 그는 "학교가 늘 해오던 비공식적 학생 논의를 공식 구조로 만들고 지속 가능하게 굴리는 게 중요하다"며 "각 전문가가 함께 모이면 같은 내용을 반복 설명하는 비효율이 줄고, 필요한 지원도 더 정확하고 빠르게 연결할 수 있다"고 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