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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녀에 300억 지분 재증여한 서경배…아모레 승계 구도 재편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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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회장, 차녀 지분 매각 직후 300억 지분 재증여…지배력 보강 해석
장녀 민정씨 장기 휴직 후 후계 축 이동 관측…"승계 구도 판단 아직 일러" 평가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승계 구도가 안갯속인 가운데 서경배 회장이 차녀 서호정씨에게 회사 지분을 추가 증여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가 장기간 휴직으로 공식 활동을 중단한 사이 차녀는 아모레퍼시픽의 미래 먹거리인 오설록에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고 있어, 후계 구도가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차녀 지분 매각 뒤 재증여...300억 규모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19만주(약 300억원)를 차녀 호정씨에게 증여하기로 했다. 증여 예정일은 다음달 27일이다. 이에 따라 서 회장의 아모레퍼시픽 지분율은 9.02%에서 8.74%로 낮아진다.

주목되는 점은 거래 흐름이다. 호정씨는 증여 직전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주식을 장내 매도해 약 101억원을 확보했다. 2023년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지주사 지분 관련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후 곧바로 부친이 추가 증여에 나서면서 '지분 매각→현금 확보→재증여'라는 구조가 형성됐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차녀 서호정씨. [사진=아모레퍼시픽]

재계에서는 이를 승계 과정에서 주로 활용되는 지분 배분 방식으로 보고 있다. 후계자가 세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현금화하되, 핵심 지분은 다시 증여로 보강해 지배 기반을 유지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차녀가 지분을 줄인 뒤 부친이 다시 채워주는 형태는 후계 경쟁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지분을 유지하는 조치"라고 봤다. 

◆장녀 공백 장기화…차녀는 오설록서 경영수업 돌입

승계 구도 변화의 배경에는 장녀 민정씨의 공백이 있다. 민정씨는 지난 2023년 7월 휴직 이후 복직하지 않고 추가로 휴직을 이어가고 있으며, 구체적인 휴직 사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민정씨는 일찌감치 아모레 차기 후계자로 평가받았던 인물이다. 휴직 전까지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에서 근무하며 경영 수업을 받기도 했다. 

서경배 회장 장녀 서민정씨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1991년생인 민정씨는 미국 코넬대를 졸업하고 베인앤컴퍼니를 거쳐 2017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했다. 이후 중국 장강상학원(CKGSB)에서 수학하고 징동닷컴 근무 경험을 쌓은 뒤 2019년 재입사해 브랜드 부문에서 경력을 이어왔다.

지분 측면에서도 서씨는 승계 후보로 평가돼 왔다. 2024년 말 기준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 2.84%를 보유해 호정씨(2.28%)보다 소폭 높다. 비상장 계열사 이니스프리 지분 8.68%와 농심홀딩스 지분 0.3%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차녀 호정씨는 언니인 민정씨가 휴직에 들어가자, 1년여 뒤인 2024년 차(茶) 브랜드 오설록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제품 개발 조직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수업과 함께 지분 증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재계에서는 아모레 승계가 장녀 중심 구도에서 차녀가 대안으로 부상하는 재배열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지분 격차 미미…승계 구도는 여전히 안갯속 평가

다만 이번 지분 재증여만으로 승계 방향이 결정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자매 간 지주사 지분 격차가 0.56%(전환우선주 포함)로 1%도 채 안 된다. 또한 장녀 지분이 여전히 소폭 높긴 하지만 서경배 회장의 지분 증여 향배에 따라 승계구도는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 50.2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지주사를 통해 아모레와 비상장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서 회장의 의중에 따라 승계 구도는 언제든지 조정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 회장이 1963년생으로 경영 일선에서 활동 중이라는 점에서 승계 구도를 확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시각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후계 확정 단계가 아니라 지배력 관리 단계"라며 "차녀 지분을 유지하면서도 자매 간 균형을 유지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아모레 측은 이번 지분 증여는 증여세 납부 재원 마련을 위한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증여세 납부 재원 마련을 위한 목적"이라며 "지난주 장내 매도했던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을 다시 보강하거나 채워주는 성격은 아니다. 그룹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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