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규민 기자] KB금융 주가가 8개월 만에 5만 6000원대를 탈환한데 이어 전 고점 5만 7400원 재돌파를 꾀할 움직임이어서 눈길을 끈다.
지난 4월부터 빠지기 시작해 한 때 4만 7000원까지 곤두박칠 쳤던 KB금융 주가는 지난 10월부터 반등을 시작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 반등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이들의 귀환과 꾸준한 매수세의 인과관계가 어떻게 짜여졌는지에도 눈길이 쏠렸다.
◆ 등돌렸던 외국인 변심 부르니 주가가 쑥쑥
10일 유가증권 시장에 따르면 KB금융은 전일보다 300원 오른 5만 6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약 2000원이 오르면서 5만 6000원대로 뛰어올랐다.
어윤대 회장이 지난 7월 취임한 뒤 4만 7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상황은 완전한 반전을 이뤘다.
외국인 지분율 변동은 이 같은 주가 반등세를 적절하게 설명해준다.
지난 8월 54%까지 떨어졌던 외국인 지분율은 10월 들어 56%대로 올라선 뒤 최근에는 56.54%에 이른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재차 변심을 한 원인제공자로는 어윤대 회장이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어 회장은 지난 10월 3주에 걸쳐 세계 9개 도시를 돌면서 140여개의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만났다.
이 중에는 비크람 판디트(Vikram Pandit) 씨티그룹 회장, 마사유키 오쿠 미쓰이스미토모(SMBC)은행장, 마이크 리스 (Mike Rees) 스탠다드 차타드은행 CEO 등 세계 금융거물들도 포함돼 있다.
특히 어 회장은 KB금융 최대 주주인 프랭클린 리소시스, 지분 4%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얼라이언스 번스타인, 3%이상을 보유 중인 블랙록 캐피탈의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그룹의 비전과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 새해 순익 2조 클럽 복귀 큰배당 약속 풀무질
어 회장은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예리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신뢰감과 기대감을 확산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설명회(IR)에 참여한 유럽계 한 투자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에 따른 손실과다와 최근 부진한 주가흐름 때문에 KB주식에 대한 보유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웠던 때"였다고 기억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당시 IR을 거친 뒤 KB주가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는 사연을 보내기도 했다고 KB금융 한 관계자는 전했다.
KB금융 어윤대 회장 역시 최근 기자들과 만나 "140여명의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만나 올해 적자가 나서 죄송하지만 내년에 잘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정도를 벗어나지 않은 설명과 비전제시에 따른 주가 상승 무드에 대해 어 회장은 "최근 2주 동안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실감한다"는 말로 소감을 표했다.
내친 걸음에 어 회장은 내년 순익이 2조원이 넘을 경우 배당을 많이 할 것이라고 밝혀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높였다.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은 KB금융이 내년에 2조원~2조9000억원의 총순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부실자산 정리와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충당금 부담 비용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어 회장이 취임이후 행했던 희망퇴직, 조직슬림화 등 중대한 경영상 판단과 그 행동에 대한 외국인투자가들의 화답은 잘 짜인 귀결구조를 형성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은행업종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가치가 있는 종목으로 KB금융과 기업은행을 꼽았다.
한 증권사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내년 1월 초에는 실적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면서 주가가 더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