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진 외면… 물가 고려하면 신고점 아냐
[뉴스핌=주명호 기자] 미국 증시가 새로운 이정표를 개척했지만 이에 대한 경계감도 적지 않다. 시장의 급등에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경제문제들이 산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물가 등을 고려하면 이번 신고점 돌파가 실질적으로는 과거 고점에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확대해석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켓워치는 7일(현지시간) 다우존스와 S&P500이 각각 1만 5000, 1600선을 돌파해 새로운 고지에 도달했지만 주식시장이 경제를 전망하는 유일한 바로미터는 아니라고 경고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져온 미국내 경제문제들이 아직 쌓여 있어 이번 증시상승을 미국경제의 회복신호로 단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 가계수입감소, 주요 상품 및 서비스가격 급등, 저금리로 인한 저축문제 등은 대표적인 경제이슈로 지목돼 왔다.
더불어 시장이 미국인 개인의 투자 내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컨퍼런드보드의 켄 골드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올 초 "도달해야할 목표의 근처에도 못 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재정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대침체(the Great Recession:장기화된 침체를 일컬음)' 이후 발생하는 '대단절(the Great Disconnect)'로 봐야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대단절은 강한 증시에도 경제상황은 부진을 이어가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뜻한다.
불안한 가계수입은 증시와 따로 움직이는 경제부진의 대표적인 근거다. 2007년 이후 수입은 물가상승에 발맞춰 올랐지만 실업 및 불완전고용 문제는 전체 가계수입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센티어 리서치는 이로 인해 가계수입 평균치는 물가상승률을 적용해도 6%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연료비용 증가도 가계 불황의 요인 중 하나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휘발유가격은 2007년 갤런당 2.75달러에서 현재 3.52달러까지 치솟았다.
매체는 이번 증시상승이 실질적으로는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도 내놓아 경계 필요성을 자극했다.
같은날 마크 헐버트 칼럼리스트는 이번 증시가 물가상승을 적용하면 역대 최고치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닷컴버블로 주식시장이 급등했던 2000년 초에 크게 못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로버트 쉴러 예일대교수의 자료를 인용해 물가상승률 적용시 2000년 초반 S&P500은 2000을 넘는 수치를 나타내 현재보다 24% 이상 앞선다고 지적했다.
<출처 : MarketWatch> |
헐버트는 또한 쉴러 교수와 존 캠벨 교수가 만든 쉴러 바클레이즈 CAPE(Cyclically Adjusted P/E;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지수에 따르면 이후 10년 간 증시 전망은 어두울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CAPE지수가 닷컴붐 시기를 기준으로 40 이상 높아야 향후 10년 간 증시가 호황이라는 뜻인데, 현재 지수는 41% 상승한 23.3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이 차익실현의 기회라는 주장도 있다.
시즈모어 캐피탈의 찰스 시즈모어는 "올해처럼 4개월 간 상승세를 지속한 후엔 투자계획을 재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보유주식의 50%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있지만 현재의 경우 그 이상을 갖고 있으려 한다"며 "지금이 50% 보유주식을 재정리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