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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비 "다 내려놓고 음악 즐길래요"

기사입력 : 2014년01월02일 22:19

최종수정 : 2014년05월29일 11:03

 

[뉴스핌=양진영 기자] 한층 여유로워졌다. 이를 악물고 끝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던 예전의 비는 없었다. 약 2년 간의 현역 군생활과 열애설, 소송 등 사건 사고들을 겪으며, 비는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관대해진 30대의 한 남자가 됐다.
 
긴 공백을 뒤로하고 드디어 가수 비(정지훈, 32)가 정규 6집 앨범으로 돌아왔다. 그는 전역 후 2014년 첫 컴백을 선언한 뒤, 최근 기자들과 만나 새 앨범을 직접 소개했다. 그는 이번 앨범 전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어느 때보다도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지만, 마음 가짐은 조금 편안해 졌다고 말했다.
 
"전곡에 직접 다 참여를 했어요. 작사는 다 제가 했고 작곡은 함께 했죠. 제대 이후에 밤새 녹음실에서만 있었을 만큼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도 있어요. 결과와 상관없이 스스로 만족스러운 앨범이에요. 예전보다 완벽해야 한다는 마음은 내려 놨어요. 제가 아이돌도 아니고, 이제 연예인보다 재밌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네요."
 
비의 정규 6집 앨범 타이틀은 '레인 이펙트'다. '비 효과'라는 말 그대로 비의 영향력을 보여주려 한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더블 타이틀곡 '30SEXY'와 '라송'은 서로 다른 의미에서, 깜짝 놀랄 정도로 달라진 비의 새로운 면모를 느끼게 한다. 기존의 섹시함과 퍼포먼스를 내재한 채, 각각 절제와 자유로움을 넘치지 않게 표현했다.
 
"나비효과처럼 거창한 건 아니지만, 열심히 만든 앨범으로 나름의 효과를 기대하면서 지어봤죠. '30SEXY'에서는 많이 자제를 했어요. 찢고 제끼고 벗지 않고 절제한 섹시미를 보여드리려 했죠. 이제는 저 아니어도 벗을 사람이 많아 보여서요.(웃음) 반면에 '라송'은 일탈에 가까운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에요. 어떻게 보면 사이코틱하기도 하고요."
 
아무리 자신이 있다고 해도, 오랜만의 정규 앨범의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우고, 프로듀싱까지 직접 맡는다는 부담감은 적지 않았을 터였다. 비는 많은 작곡가들에게 받은 좋은 곡들을 두고 자작곡을 직접 만들고, 골라 실었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핵심은 다른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보다 약간 더 좋은 노래일 뿐이어서예요. 좋은 곡을 받을 기회는 많았지만 너무 유행하는 곡이거나 아이돌이 하는 스타일, 표절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곡들로 느껴졌죠. 하지만 이번에 제 곡들은 요즘 유행하는 코드를 일부러 뺐어요. 오히려 80년대 코드를 차용하고, 밴드, 라틴팝, 민요나 창 등 다양한 음악을 담았죠. '유행은 안해도 비다운 곡을 보여드리자' 싶었어요. 오해는 마세요. 저작권료를 노린 건 아니에요.(웃음)"

여전히 변치 않은 외모와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면서도, 비는 슬슬 나이를 실감하는 듯한 말로 웃음을 줬다. 특히 그는 JYP의 수장 박진영의 철두철미한 자기관리를 언급하며 "진영이형은 정말 대단해요"라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비가 예전과 달라진 점 또 하나는 '하고 싶은 음악'이 조금 달라졌다는 점이다.
 
"사실 운동은 꾸준히 해요. 요즘은 먹는 대로 배가 나오더라고요. 이번에는 노출이나 섹시함을 강조하지는 않았죠. 예전엔 무대에 집착했다면, 이제는 음악에 돈을 들이고 싶었어요. 들으면 아실텐데 미디를 다 빼고 드럼이나 밴드 사운드도 다 직접 넣었죠. 사실 비는 리스닝 용이 아니라 비주얼 가수였잖아요. 이제는 차에서도 씨디를 꽂고 듣고, 즐길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음악을 하고 싶어졌어요."
 
비는 지난 2011년 군입대를 하면서 "다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이 될 듯 하다"고 했다. 반가운 마음으로 한 입대 치고는 열애설, 연예병사 파문 등 우여곡절이 많긴 했지만, 그 덕에 정말로 내려놓는 법을 알게 된 듯 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비는 군입대 전후로 복잡했던 심경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웃어보였다.
 
"세상이 나에게 왜 이러나 싶기도 했어요. 물론 지나고 보니까 잘못은 분명한 잘못이고, 질책은 당연했죠. 하지만 하지 않은 잘못을 이미 저지른 것처럼 와전되는 게 힘들었어요. 저는 연예인 최초로 군대에서 국가의 3대 기관에서 조사를 다 받았어요. 휴가를 조금 더 나간 건 그저 총을 잘 쏴서였을 뿐이죠. 사실 그런데(조사 기관)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정말 무서웠어요.(웃음)"

이제 데뷔 10년차를 훌쩍 넘긴 중견 솔로 가수가 된 비. 그는 '잘 될까?'하는 질문에 "잘 돼도 예전만큼 잘 될까요?"라며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그는 정점을 찍었지만, 그 탓에 괴로웠던 순간을 보내기도 한 만큼 더 욕심을 부리지는 않는 듯 했다. 심지어 "10년 안에는 은퇴를 해야죠"라고 우스갯소리까지 더했다.
 
"이를 악무니까 이가 깨지더라고요. 정점을 찍어봤지만 그 독기와 부담감이 오히려 독이 된 때가 있었어요. 마셔도 마셔도 목이 마른 게, 마치 바닷물을 마시는 것 같더라고요. 내 목표는 그저 아버지 집 사주고, 음악 프로 1등하는 거였는데 그 이상을 보며 달리는 게 힘들었어요. 솔직히 그 때만큼 잘 되고 싶지는 않아요. 앞으로는 연기에도 집중할 생각이고, 저보다 춤 잘추고 재능있는 친구들이 많잖아요. 운동선수도 나이가 들면 꺾이는 건데, 40대엔 농염함이나 원숙미, 닳고 닳은 매력같은 걸로 승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비는 끝으로 화려한 수식어의 월드스타나 퍼포먼스형 가수의 대명사를 벗어나, 이제는 그저 인간적이고 색깔이 뚜렷한 뮤지션이 되고픈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오는 20일께 미국 영화 '더 프린스' 촬영차 2주간 출국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번 활동을 그저 즐길 작정이다.
 
"'비는 비다. 쟤 색깔은 확실하구나'하는 말을 듣고 싶어져요. 내려 놓았다고는 하지만 음악엔 진심으로 욕심이 있죠. '곡을 쓰는 게 이렇게 재밌는거구나'하고 처음 느꼈거든요. 이제 연예인의 삶보다는 인간적으로 살고 싶고, 지금 있는 제 위치에서 열심히 하면서 즐기려고요. 완벽한 비를 잊고, 다같이 즐겨주세요."

비♥김태희 공개 열애 1년, 제대하면 연인 관계가 더 좋아진다는데?

벌써 1년, 지난해 1월1일 세상에 공개된 연인 김태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열애 사실이 밝혀진 뒤, 여러 사건들을 함께 겪은 터라 더 단단해졌을 두 사람. 근황을 묻자 속 시원히, 또 은근히 자랑스레 그녀를 언급했다. 두곡의 타이틀과 함께 공개한 '사랑해'라는 자작곡이 혹시 그녀를 위한 곡일까?

"저희요? 여전히 굉장히 좋아요. 진심으로 절 생각해주는 친구예요. 애석하게도 '사랑해'는 그분을 만나기 전에 쓴 노래예요. 한 3년 전에 군대 가기도 전에 작업했죠.

그간 한 번도 오케스트라 협연을 해본 적이 없었었는데, '사랑해'를 만들면서 뭐가 좋을까 하다가 예전 리듬앤블루스를 다시 끄집어내서 입혀 봤어요. 그 작업이 3년이 걸렸죠. 멜로디도 그렇고 다행히 곡이 잘 나온 것 같아 뿌듯해요. '사랑해'도 사실 뮤직비디오를 찍었어요. 제가 변덕이 심해서도 그렇지만, 이번에 공개 일정이나, 곡 선택에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느껴지시죠?(웃음) 아직도 계속 고민 중이에요. 어떻게 하면 더 사랑해주실까 하고요."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큐브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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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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