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친환경차량 500만대로 확대
[뉴스핌=강소영 기자] 4월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2014 베이징 모터쇼'가 개막했다. 이번 베이징 모터쇼에서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 중인 중국의 위상을 증명하듯 세계 각국 2000여 개 업체가 대거 참여했다. 특히 이번에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118개 신차 가운데 79대가 친환경 자동차일 만큼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 대한 업계와 시장의 관심이 뜨거웠다.
최근 중국에서는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친환경 차량에 대한 정부와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자동차 산업발전 계획'에 따라 2015년까지 전기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가정용 플러그로 충전 겸용)의 누계 생산량과 판매량을 50만 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2020년에는 누계 생산과 판매량이 500만 대를 넘어서도록 친환경 자동차 차량 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전기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각 지방 정부도 친환경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톈진(天津)시는 올해 600대의 전기자동차 대중교통 차량을 도입하고, 2015년 말까지 친환경 차량 이용량을 12000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친환경 자동차 구매자에게는 자동차 구매제한을 위해 실시했던 차량 번호판 추첨제를 적용하지 않고 곧바로 번호판을 발급하기로 했다.
항저우(杭州)시도 친환경 자동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차량 번호판도 직접 발급하기로 했다. 광저우(廣州)시도 연내에 친환경 자동차 보급을 위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은 그간 친환경 자동차 보급의 최대 장애요소였던 충전설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베이징시는 올해 안에 1000개 이상의 간이 충전대를 설치해, 반경 5km 구역마다 충전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톈진시도 2015년까지 시내에 각종 충전 플러그를 6700개 구축할 계획이다.
아직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친환경 자동차는 2013년 말 기준 5만 6000대(누계)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판매량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정부와 업계가 친환경 시장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앞으로 시장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010~2013년 중국 친환경 자동차 생산량 증가율은 51.7%, 판매량 증가율은 55.01%를 기록했다. 2013년에 친환경 자동차 생산량과 판매량은 각각 1만 7500만 대와 1만 7600만 대에 달했다.
차종별로 보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친환경 자동차는 전기자동차다. 전체 친환경 자동차 중에서 전기자동차의 판매량 비중은 2012~2013년 각각 88.93%와 82.73%로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량 비중은 11.07%와 17.22%에 그쳤다.
◇ 중국 토종車 분발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본격적 성장을 예고하고 있지만, 중국 자동차 업체는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친환경 자동차의 특성상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낮은 기술력을 극복하기 위한 중국 차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20일 베이징모터쇼에서는 중국 베이징자동차 그룹과 독일 지멘스와 전기동력시스템 합자기업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중국 지리(吉利)자동차는 올해 3월 영국 전기차업체 에메랄드 오토모티브를 인수하고, 완샹(萬向)그룹도 테슬라의 경쟁사 피스커를 인수했다. 완샹그룹은 2013년에도 미국의 전기 배터리기업인 A123을 인수한 바 있다.
토종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와 이치(一汽)자동차도 친환경 자동차 상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이번 모터쇼에서 이치자동차와 비야디는 친환경 신차 모델을 다수 발표했다.
◇ 외국업체, 중국 시장 공략 가속화
기술력에서 앞선 외자 차업체의 중국 친환경 자동차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미 지난해 전기차 사업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2013년 초 폭스바겐은 중국 전력회사와 협력을 체결하고 전기차 충전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폴크스바겐이 전기차 기초설비 환경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과 달리 토요타는 전기차 부품의 중국 현지 제조에 중국 친환경차 시장 공략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친환경 차량의 핵심인 전지 분야에서 기선을 잡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도요타는 이미 2011년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 창수(常熟)시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다. 2012년 7월에는 같은 지역에 토요타부품유한공사를 설립, 친환경 차량 부품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도요타는 중국에서 친환경 차량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전, 부품의 중국산화를 통해 생산원가를 절감해 판매가격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국에서 친환경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친환경 차량의 보급률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MW와 다임러 등은 가장 현실적인 전략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비싼 전기차의 가격이 시장 확대의 가장 큰 장애요소로 보고, BMW는 차량 리스 시장에 전기차를 접목하는 전략을 세웠다. 중국 소비자가 자사 전기차 액티브E 차량을 연간 5만 위안, 월별 사용료 4000위안에 임대할 수 있도록 했다.
다임러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와 합자 회사를 설립했다. 선전에 설립한 비야디다임러 신기술유학농사는 이미 본격적인 차량 판매에 앞서 판매 대리점 모집을 시작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보이는 외국 업체는 단연 테슬라모터스다. 테슬라 모터스는 최근 중국 국영 에너지그룹인 시노펙과의 충전소 건설 협의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와의 협력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 맹목적 '장밋빛 전망'은 금물
중국의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무르익고는 있지만, '장밋빛 전망' 일색의 기대감을 경계하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 자동차 산업 발전과 소비 촉진을 위한 정책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이 시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지에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다.
17일 중국 정부가 발표한 규정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자는 3만 5000위안의 보조금을 정부로부터 받게 됐다. 그러나 이는 지난 2010년도에 발표된 친환경 자동차 보조금 기준보다 30%가 낮아진 금액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모든 차량에 대한 구매 보조금이 10% 인하될 예정이어서 보조금을 통한 친환경 자동차 소비 촉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보조금이 있더라도 친환경 차량의 판매 가격이 일반 자동차에 비해 훨씬 비싸다는 점도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비야디의 전기자동차 모델 e6의 판매가는 36만 9000만 위안으로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외국 자동차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역 간 이기주의도 중국 친환경 자동차 차량 보급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중국의 지방정부가 해당 지역 자동차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사실상 타 지역 차 업체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친환경 자동차 보급이 원활하지 않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공업과정보화부 등 관계 당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 '친환경 차량 보급을 위한 통지'를 발표하고, 각 지방 정부가 이용하는 친환경 차량 가운데 외지 브랜드의 비율이 30% 이상이 되도록 규정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