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화정 사태 올까" VS. "이만한 모멘텀 아직 없어"
[뉴스핌=서정은 기자] 주당 200만원이 넘으며 '더블황제주'에 오른 아모레퍼시픽을 두고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관이 수급 바통을 이어받은 가운데, 외국인 동향 외에도 곳곳에서 밸류에이션 부담 신호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100만원 초반에 머무르던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현재 210만원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초 대비 115%가량 급등한 셈.
그동안 외국인들은 꾸준히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를 내던지며 올 들어 총 6300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특히 지난 5월부터 매도세가 집중되며 3900억원을 내던졌고 이번 달 들어서도 7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줄곧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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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개월 기관 및 외국인 거래대금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오른 건 중국에서의 성장이 기반이 됐다. 오랜기간 공들여온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주가도 집중조명을 받은 것.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법인 매출 성장률은 18.5%로 글로벌 업체 평균 아시아 지역 매출 성장률 7.3%대비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면세점 내 중국인 구매 비중까지 급증해 면세 포함 중국인 구매 비중은 1분기 20.6%에서 2분기 25.9%로 증가하는 등 중국에서의 10년 이상의 브랜드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을 내던지는 외국인들을 보며 증시 전문가들은 '매수하기에 너무 오른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사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를 끌어올렸던건 외국인인데 지금 외국인들이 팔지 않느냐"며 "밸류에이션 플레이를 하는 외국인들이 내던지는 것은 이제 트레이딩에 접어들면서 관심을 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수익비율(PER보)다 주가순자산배율(PBR) 측면에서 이미 매도를 진행해왔다고 언급한 운용사 매니저도 있었다.
한 자산운용 본부장은 "이미 운용중인 펀드에서 아모레퍼시픽을 매도했다"며 "이미 사기 부담스러운 시점까지 왔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물론 성장에 대한 논리도 있고, 증권사 분석대로 계속 이익이 는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을 경우 '2011년 차화정 사태'의 악몽을 다시 겪을 수도 있다"며 "웬만큼 강한 확신이 아니고선 PBR 4배가 넘는 주식을 담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도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상승 추세가 쉽게 꺾이긴 어렵다는 전망도 팽팽했다. 중국 모멘텀을 제칠만한 재료가 나오지 않고 지금은 기관들이 수급을 물려받았기 때문. 게다가 유통물량이 많지 않아 기관 자금이 조금만 들어와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을 두고 주가가 '차올랐다'고 느끼면서도 딱히 담을 종목이 없다보니 계속 주가는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외국인들이 팔고있긴 하지만 기관들이 최근에 매수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당분간은 더 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모멘텀 대신 내수주, 수출주 등 새로운 재료들이 나오게 되면 주가는 조정장세를 맞게될 것"이라며 "최근 증시가 극과 극으로 특정종목만 오르다보니 광폭하게 오른 것들이 많은데, 인식전환이 이뤄질 경우 주가하락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