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화웨이, 레노버, 치후360 시장 지각변동 예고
[뉴스핌=이지연 기자] 2015년 세계 스마트폰 총 출하량 증가폭이 처음으로 한 자리수(9.8%)로 떨어지면서 2016년 스마트폰 업계의 경쟁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예고된다.
중국 스마트폰 산업은 5년 전 샤오미의 등장을 기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 끝에 애플 삼성 양강 구도를 무너뜨리고 업계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짝퉁폰’을 제외하고도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는 무려 100개가 넘는다.
샤오미의 레이쥔, 화웨이의 위청둥, 레노버의 천쉬둥, 치후360의 저우훙이에 이르기 까지 중국 스마트폰 산업의 치열한 시장 경쟁을 주도해온 CEO들을 통해 2016년 스마트폰 업체와 업계 전망을 가늠해본다.
◆ 샤오미 레이쥔 – 도전
기업가치 450억달러의 샤오미 CEO 레이쥔. 레이쥔의 2016년 스마트폰 경영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낱말은 ‘도전’이다.
레이쥔 <이미지=바이두(百度)> |
샤오미의 2015년 마지막 신제품 발표회에서 그는 ‘내 모든 열망’이라는 말에 이르러 약간 목이 메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샤오미 휴대폰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 했고, 기업가치가 과대평가 됐다고 몰매를 맞기도 했다. 해외 진출도 특허소송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샤오미는 광고 게임 전자상거래 인터넷 금융 라이프 서비스 분야로 사업을 계속 넓혀가고 있으며 이미 50개가 넘는 기업에 투자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샤오미는 2016년 스마트폰 외에 또 다른 분야로 도전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5~10년 뒤 레이쥔의 진가가 나타날 것이다.
◆ 화웨이 위청둥 – 자신감
올해 위청둥을 표현할 단어는 ‘자신감’이다.
2015년 중국 휴대폰 시장의 위너는 말할 것도 없이 화웨이다. 2015년 휴대폰 출하량이 1억대를 돌파한 것.
위청둥 <이미지=바이두(百度)> |
화웨이 소비사업 CEO 위청둥은 말에 거침이 없기로 소문이 자자한 인물이다. 경쟁사 비난에도 거침이 없다. 위청둥은 인문학 감성이 없는 전형적인 ‘공대남’으로, “실력으로 말해라, 감성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마케팅이 밥줄이 될 순 없다”고 말한 바 있다.
8만 명의 기술팀, 삼성 애플과 견줄만한 연구개발 규모, 자체 휴대폰칩, 전 세계 판매채널 및 협력 파트너가 조화롭게 맞물리며 화웨이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위청둥은 올해 Mate 8, 9가 성공하면 화웨이는 ‘파죽지세’로 나아갈 거라고 예언했다. 그러면서 2016년 화웨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10%를 돌파할 것이라고 호언 장담했다. 2016년에도 이런 그의 자신감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 레노버 천쉬둥 –용단
2016년 레노버 천쉬둥의 경영 특징은 ‘용단’으로 표현할 수 있다.
모토로라를 인수했음에도 레노버는 바로 판도를 뒤집지 못 했다. 특히 중국 통신사 보조금이 대폭 깎이면서 직격탄을 맞았고, 모토로라와의 통합이 지지부진한 점도 실적부진을 야기했다.
천쉬둥은 모바일 사업 총재이자 중역인 류쥔이 돌연 사임하면서 불을 끄기 위해 영입된 인물이다. 과감한 성향으로 행동력이 뛰어난 그는 취임 하자마자 모토로라와의 통합에 바로 착수하고, 두 브랜드의 제품 라인업을 재조정, 레노버의 자랑거리인 ‘기해전술(인해전술의 人대신 機를 사용, 물량공세를 의미)’을 포기하고 과감히 제품라인을 줄였다.
시장 점유율에 신경 쓰지 않고, 돈이 되는 제품을 중심으로 철저히 선택과 집중 전략에 매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천쉬둥 <이미지=바이두(百度)> |
천쉬둥은 레노버 임직원들에게 '계획이 있어도 실행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고 질타한다. 레노버의 위기 앞에서 그는 앞으로 변혁을 꿈꾸며 한층 과감한 액션을 취해나갈 방침이다.
◆ 치후360 저우훙이 – 끝판 왕
올해 치후360의 도약을 책임진 저우훙이 CEO의 캐릭터를 압축하는 말은 ‘끝판왕’이다.
2년여 전 호기롭게 휴대폰 시장에 진출했다 쓴 맛을 본 중국 최고의 인터넷 보안업체 CEO 저우훙이. 하지만 그의 진면목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끝장을 보는 승부사적 기질에 있다. 저우훙이는 2014년 말, 휴대폰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한 뒤 짧은 시간에 이분야에서 큰 성과를 냈다.
특히 지난해 그는 휴대폰 사업에 큰 공을 들였다. 심지어 직접 광고모델로도 나서기까지 했다. 이례적으로 글로벌 IT업계 스타들과 ‘셀카’ 인증으로 360 휴대폰을 홍보하기도 했다. 애플 CEO 팀 쿡은 물론 묵은 감정이 있는 바이두 CEO 리옌훙, 텐센트 CEO 마화텅과도 함께 셀카를 찍어 인증했다. 저우훙이가 옛 감정까지 내려놓고 셀카 인증을 한 것은 그가 휴대폰 사업에 얼마나 매진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저우훙이 <이미지=바이두(百度)> |
2015년 말, 그는 전 직원에게 우리사주를 나눠주며 인재들에게 ‘금 수갑’을 채워 함께 미래를 개척해나가자고 독려했다. 저우훙이가 굳이 휴대폰 시장이라는 레드오션에 뛰어든 까닭은 더 큰 시장인 '만물인터넷(IoE)' 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봤기 때문이다. 한다면 하는 행동력 끝판왕 저우훙이. 그의 2016년이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bubbli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