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글로벌 대형 맥주 기업들이 수제 맥주 제조사 인수에 뛰어들고 있다. 소비자들의 맥주 소비 행태가 변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수제 맥주 업계에선 수제 맥주 특유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12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스코틀랜드 수제 맥주 기업 브루 독(BrewDog)의 블로그 포스트를 인용해 지난해 많은 수제 맥주 회사들이 대기업에 인수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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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캠든타운 브루어리 직원이 맥주를 따르고 있다.<사진=블룸버그통신> |
브루 독의 제임스 와트와 마틴 딕키 공동 창업자는 "2015년은 수제 맥주에 좋지 않은 해였다"면서 "지난 50년간 맥주의 질을 떨어뜨리고 상업화해 온 글로벌 대형 맥주 제조사들이 수제 맥주 회사들을 전방위적으로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 전문 업체 민텔(Mintel)의 조니 포시스 주류 전문 애널리스트는 "영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대형 맥주 제조사들이 수제 맥주 회사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맥주 회사인 AB인베브를 시작으로 주요 맥주 제조사들이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역을 넘어 세계적 기업으로 부상하기 위해 지원이 필요한 일부 수제 맥주 회사들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B인베브는 지난해 수제 맥주 제조사인 캠든타운 브루어리를 약 8500만 파운드(약 1490억 원)에 인수했다. 업계에선 캠든타운 브루어리가 AB인베브의 자회사로 편입되며 런던 북부의 수제 맥주로서의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AB인베브 측은 CNBC에 "소비자의 다양화되고 변화하고 있는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캠든 타운 브루어리와 같은 회사에 투자해 프리미엄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우리의 글로벌 전략의 일부"라며 "이 동반관계는 투자의 개념이고 캠든타운 브루어리 브랜드와 영업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맥주 회사들이 수제 맥주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맥주에 대한 취향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민텔에 따르면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발효되는 라거 맥주의 판매는 영국에서 지난 5년간 8%가량 감소했지만 실내와 비슷한 온도에서 발효되는 에일과 비터의 판매량은 2014년 8억9500만 리터에서 2015년 9억1300만 리터로 늘었다. 민텔의 설문조사에서 영국 소비자의 5분의 1가량은 수제 맥주를 마시겠다고 응답했다.
2014년 수제 맥주는 전체 미국 맥주 시장에서 물량 기준 11%, 가치 기준 19%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시스 애널리스트는 "수제 맥주는 세계 주요 브랜드에서 비중을 키워가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주요 맥주 브랜드들은 1990년대 이후 장기간 위축되고 있지만 수제 맥주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당분간 이런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루 독의 사라 워먼 마케팅 헤드는 "지난해 수제 맥주 회사 인수는 일종의 해일과도 같았다"면서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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