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체사피크 말고 엑손모빌 사라"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최근 미국 증시가 상승권으로 돌아선 과정엔 비우량주의 활약이 컸지만, 이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우량주가 이끌 때가 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Barron's)는 올 초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 둔화 불안감에 타격을 입었던 비우량주가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상승장을 주도했지만, 이 같은 기반이 얇은 랠리는 조만간 힘이 빠질 것이므로 이제는 우량주(high-quality stocks) 차례가 됐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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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한 때 배럴당 20달러 선으로 무너졌던 국제유가가 40달러 부근까지 올랐고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올해 예상 금리인상 횟수를 4차례에서 2차례로 내려 잡으면서 월가 회복에 탄력이 붙었다. 그 중에서도 낙폭이 컸던 비우량주 종목들이 지난주까지 40% 넘는 상승세를 보이며 같은 기간 우량주 오름폭 16%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연준이 긴축 기조를 견지학 있는 데다 미국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가파르지 않는 이상 비우량주 반등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가도 40달러에서 추가적인 상승에 한계가 있는 만큼, 이제는 기업의 펀더멘털을 제외한 호재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골드만삭스 전략가 데이비드 코스틴은 오히려 지금과 같은 여건에서는 우량주가 급등하기 쉽다며, 에너지 종목의 경우 유가 흐름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체사피크 에너지(종목코드:CHK)보다는 엑손모빌(XOM)처럼 유가에 크게 의존하지 않지만 재무상태는 견실한 종목이 앞으로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체사피크의 경우 지난달 11일 저점을 찍은 뒤로 주가가 세 배 가까이 뛰었고 엑손모빌은 같은 기간 상승폭이 5.8%에 그쳤지만, 앞으로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란 주장이다.
또 예상되는 올해 추가 긴축 횟수가 줄긴 했지만 제한적인 추가 긴축에 나선다고 해도 재무 상태가 양호해 추가 대출 필요성이 없는 기업들이 더 유리해진다는 설명이다.
코스틴은 이러한 이유로 최근 탄탄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한 제약업체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킵(BMY), 나이키(NKE), 페인트업체 셔윈 윌리암스(SHW)를 포트폴리오에 추가로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코스틴은 올해 주가가 33% 곤두박질 친 제약업체 리제네론(Regeneron)도 투자 대상에 추가해 눈길을 끌었다. 리제네론은 암젠과의 특허권 분쟁에서 불리한 상태이지만 관련 우려가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지난주 암젠은 최근 승인 받은 콜레스테롤 저하제 레파타(Repatha)와 관련된 특허권 2개가 미국 배심원단에 의해 유효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리제네론은 항소 계획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바이오테크 애널리스트 지오프리 포제스는 이번 판결로 인한 타격은 제한될 것이며 오히려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약품의 성장 가능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리제네론이 개발한 아토피 치료제 듀필루맙(Dupilumab)의 경우 이번 분기 말에 임상실험 결과가 나올 예정인데 긍정적 결과가 나오면 주가는 5~7%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하며 리제네론 주가가 앞으로 1년 안에 50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점쳤다. 지난 주말 종가 대비 39% 상승한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