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스톡홀름·시드니·뮌헨·홍콩까지 '빨간불'
밀라노·시카고 거품지수는 마이너스로 '저평가'
[뉴스핌=김성수 기자]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이 부동산 시장 거품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7일 투자은행(IB) UBS는 보고서를 통해 18개 금융 중심지들을 조사한 결과 부동산 시장 버블 위험이 가장 높은 도시로 캐나다 밴쿠버, 영국 런던, 스웨덴 스톡홀름이 꼽혔다고 밝혔다.
거품지수 산출에서 중국 대도시들은 일관성 있는 자료가 없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UBS 측은 설명했다.
UBS 글로벌 부동산 거품 지수 <자료=UBS> |
이들 도시의 주택 가격은 2011년 이후 평균 50% 상승했다. 다른 금융 중심지들의 상승폭이 15%에 못 미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전 세계적인 초저금리로 글로벌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쏠렸고, 집값 상승에 대한 과도한 낙관주의도 겹치면서 거품을 조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UBS는 "거시경제 상황이 바뀌는 가운데 투자 심리가 급변하거나 주택 공급량이 증가할 경우 가파른 집값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이 고평가된 도시에 투자한 사람들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부동산의 실질 가격이 중장기에 걸쳐 상승할 것이란 기대를 접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도시들은 지난 10년간 집값이 2배 올랐다. 밴쿠버는 작년 조사에서 전 세계 부동산 거품 지수로 4위를 기록했었는데 이번에 1위로 올라섰다.
호주 시드니, 독일 뮌헨, 홍콩도 집값이 가파르게 올라 주택시장 거품이 증가하는 도시로 선정됐다. 샌프란시스코와 암스테르담, 취리히, 파리, 제네바, 도쿄, 프랑크푸르트도 집값이 고평가된 도시로 꼽혔지만 아직 거품 적신호까지는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싱가포르와 보스턴, 뉴욕은 적정 가격 범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탈리아 밀라노는 부동산 가격이 저평가된 지역에 속했으며, 시카고는 경기 회복이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집값이 하락한 지역으로 조사됐다.
UBS 부동산 거품 지수는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 대비 부동산 가격, 모기지 대비 국내총생산(GDP) 등 다섯 가지 요소를 가중 평균해 산출된다. 지수가 1.5보다 높으면 거품이 형성되는 것으로 평가되며 0.5~1.5일 경우 고평가, -0.5~0.5는 적정 수준, -1.5~-0.5는 저평가, -1.5보다 낮은 경우는 가격 위축으로 판단한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