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 중심으로 시장 재편..조정 지역 아닌 지방으로 수요 몰릴 가능성도
[뉴스핌=최주은 기자] 정부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연장과 같은 실수요 위주의 부동산 대책을 대거 내놓으면서 ‘전매 대박’ 꿈이 사실상 끝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규 아파트는 투자수요가 걸러져 청약 경쟁률이 낮아질 것으로 평가했다. 신규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기존 주택 시장 역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이날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관리방안’에선 신규주택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지역에 따라 1년 연장하거나 소유권 이전 등기 때 까지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 오늘부터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는 분양을 받은 후 전매를 할 수 없게 된다. 또 이들 강남 4개구를 제외한 나머지 서울지역과 경기도 과천시에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는 분양계획후 1년 6개월이 지나야 전매를 할 수 있다.
당초 예상보다 강력한 조치들이 포함되면서 주택시장에서 투자수요가 대거 사라질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실장은 “이번 대책은 사실상 ‘투기과열지구 지정’만 제외하고 신규 아파트 청약 시장을 제한할 수 있는 내용들을 모두 다 포함한다”며 “생각보다 정부의 대책이 강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수요가 심했던 지역부터 우선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신규 분양시장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에까지 영향을 미쳐 당분간 주택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례신도시 ′24단지 꿈의 그린′ 주변 모습 <사진=이동훈기자>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청약 시장에서 투자수요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데 투자수요 차단으로 청약경쟁률이 둔화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시장이 ‘쿨 다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부동산 팀장은 “최근까지 강남 재건축시장은 그야말로 투기붐이 일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지방 캡투자도 많았는데 이런 투자수요들이 걸러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은 자본을 활용해 차익을 챙기고 빠지는 이른바 ‘전매 대박’은 사실상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수요자들 입장에선 자금 계획을 보다 철저히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매제한이 금지되거나 기간이 길어져 사실상 계약자가 분양자금을 입주 때까지 모두 마련해야하기 때문이다.
박 전문위원은 “인기 지역에서 분양받을 때 자금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입주할때까지 분양권을 팔 수 없는데다 집단대출 시 개인 소득심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당장은 주택시장이 잠잠해지겠지만 이 같은 시장 분위기가 1년 이상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또 조정 대상이 아닌 지방 등 다른 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으로 투자수요는 상당부분 차단되겠지만 장기간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신규 시장을 억제해 기존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풍선효과’는 장기간 지속되지 않는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저금리 기조로 유동자금이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상황에서 지방 일부 지역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강남4구를 비롯해 과천, 성남 등 조정 제외하고 최근 인기를 보이는 부산, 강원도, 경남 일부지역에 수요 및 투자자들이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