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서울 강남의 판자촌 '구룡마을'이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1100가구 판자촌이 2600가구의 아파트단지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강남구 개포동 567-1번지 일대 개포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안이 수정 가결됐다고 17일 밝혔다.
구룡마을은 1970~1980년대 각종 공공사업이나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을 위한 건설사업으로 생활터전을 잃은 철거민들이 집단촌락을 형성한 무허가 판자촌이다. 현재 1100여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화재와 풍수해 등 재해에 노출돼 있고 오·폐수, 쓰레기 등으로 생활환경이 매우 열악한 지역이다.
이번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 추진으로 구룡마을에는 26만6304㎡ 부지에 아파트와 도시기반시설 등이 들어선다. 주거용지 12만1165㎡(45.5%), 도시기반시설용지 13만4461㎡(50.5%), 의료&연구용지 1만678㎡(4.0%)로 계획됐다.
구룡마을 조감도 <자료=서울시> |
주거시설로는 공공·민간분양 아파트 1585가구와 공공임대 1107가구 등 총 2692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양재대로변은 도시대응형 고층개발, 배후 대모산과 구룡산 쪽은 자연대응형 저층개발로 각각 계획해 '친환경, 에너지 절약' 주택으로 공급한다.
시는 이와 함께 거주민 재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도시개발사업의 개발이익을 거주민 복지와 자립을 위해 재투자하기로 했다. 거주민의 연령, 세대, 소득수준 등을 고려한 유형별 맞춤형 주거를 계획하겠다는 것.
또 건축 마스터플랜을 통해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창업지원센터, 재활용센터, 마을공방, 공동작업장, 공동식당, 공공복합시설을 비롯해 단지 내 일자리 창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마을카페, 공동체 텃밭, 도서관, 주민체육시설 등 커뮤니티도 활성화한다.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은 내년 중 실시계획 인가를 거쳐 오는 2018년 착공, 2020년 준공하는 것이 서울시의 목표다. 다만 서울시는 자치구·거주민·토지주 등과 함께 논의해 가급적 추진일정을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측은 "사업취소로 인해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 어렵게 이뤄낸 결실인 만큼 향후 사업시행 단계에서도 자치구·거주민·토지주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했던 거주민에게 쾌적한 주거환경과 현지 재정착 기회를 제공하는 선도적 도시개발사업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