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일부 대형건설사들이 중동 건설 발주 부진에도 국내 사업을 줄이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가 분양권 전매를 사실상 제한하고 대출을 강화한데 따라 신규 아파트 분양이 예전보다 쉽지 않게 돼서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들은 최근 해외 수주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 수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란 이스파한 아와즈 철도, 박티아르 수력발전 댐 프로젝트에 대해 가계약을 맺고 본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이란과 바흐만제노 정유시설 공사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3분기에는 쿠웨이트(아주르 LNG 수입터미널 프로젝트)와 싱가포르(톰슨 동부 해안선 T308 공구 프로젝트)에서 각각 1조7325억원과 684억원을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국내 주택사업을 하진 않지만 해외수주는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액은 4조8273억원으로 대형건설사 중 가장 많다. 해외수주액이 두 번째와 세 번째 많은 현대건설과 GS건설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이 준공한 카란 가스처리시설 전경 <사진=현대건설> |
이처럼 대형사들이 해외 시장에 다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지난 2년동안 건설사를 '먹여 살렸던' 국내 주택 사업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실제 대형건설사들은 저마다 내년 분양 목표치를 올해보다 줄였다. 현대건설은 올해(약 2만 가구)보다 10∼20% 줄이기로 했다. GS건설과 대우건설도 지난해에 비해 10%, 20%씩 분양 물량을 조절할 계획이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11·3대책 이후에도 정부가 금융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정국불안까지 겹쳐 사실상 사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수 건설사들이 내년 신규 아파트 분양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1.3대책과 이후 금융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분양주택 집단 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은 주택 분양 물량 감소를 야기할 것”이라며 “여기 공급과잉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로선 싫든 좋든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저유가가 여전한데다 저가 수주 논란이 있는 해외건설 시장에서 실익을 내기 위해서는 수주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