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 및 골드만 삭스 투자 컨퍼런스 신풍경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기대감에 폭등한 주가와 달러가 실망감에 방향을 돌린 가운데 월가에서는 강세론자와 비관론자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으로 자산시장의 향방이 오리무중이라는 얘기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투자자들의 깊은 고민은 이번 주 소시에테 제네랄(SG)과 골드만 삭스가 주최한 연례 투자 컨퍼런스에서 여과 없이 드러났다.
트럼프 당선자의 예상 밖 승리뿐 아니라 3월 본격화되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과 올해 연이은 유럽 주요국 총선이 달러화와 금리를 축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위로 끌어올렸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초 중국발 충격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덮쳤을 때보다 투자자들의 혼란이 크다는 것이 SG의 얘기다.
투자 컨퍼런스 주최팀의 알버트 에드워즈 SG 전략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향방에 대해 관심조차 없는 표정이었다”며 “유로존 붕괴부터 영국 부동산 시장 리스크, 여기에 보호주의 정책까지 논제가 사방으로 흩어졌다”고 전했다.
사정은 골드만 삭스도 마찬가지. 이번 주 열린 25회 연례 런던 투자 컨퍼런스는 무겁게 가라앉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식부터 상품까지 올해 완만하게 고점을 높일 것이라는 의견이 힘이 실리면서도 투자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을 엿보기 어려웠다.
골드만 삭스의 휴 필 이코노미스트는 “현 시점에 전망되는 실질 경제성장률이 유럽 정치권의 포퓰리즘에서 파생될 것으로 보이는 충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커다란 관건”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무엇보다 달러화와 미국 국채수익률의 방향을 종잡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강세론자와 비관론자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 연초 두드러졌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글로벌 매크로 인베스터(The Global Macro Investor)>를 집필한 라울 폴은 SG의 컨퍼런스에서 “투자자들이 주시해야 할 부분은 역외 달러화 시장”이라며 “달러화 대출이 사상 최고치인 10조달러에 달한 것은 전례 없는 상황인 동시에 투기거래를 포함해 다각도로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변수”라고 강조했다.
그가 14년래 최고치로 오른 달러화의 추가 상승을 점친 반면 골드만 삭스의 카마크샤 트리베디 이머징마켓 매크로 전략가는 이른바 트럼프 효과가 힘을 다한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에 대해서도 월가는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탈 펀드매니저가 최근 10년물 수익률 2.6%를 마지노선을 제시한 반면 SG는 3.0%까지 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트럼프 당선자의 11일 첫 공식 기자회견이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준 데 따라 국채 트레이더들은 패닉에 빠졌다.
장기물 국채 하락 베팅이 사상 최고치로 불어난 가운데 공약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매크로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2017년 첫 주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상승에 베팅하는 선물 포지션이 120만건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과도하게 치솟은 금리 상승 베팅이 급격한 시장 반전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