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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피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남북관계 경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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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확고한 대비태세 유지"…중국, 북중접경지역에 병력 증파
일본 언론 "'친중파' 김정남 피살로 중국 대북 외교카드 상실"

[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발사에 이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남북관계와 중국, 미국 등 동북아시아 역학구도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여성 2명에게 독침으로 피살당했다.<사진=중앙일보>

미사일 발사에 이어 국제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김정남 암살 사건은 무엇보다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피살 사건의 배후가 북한 정권으로 밝혀질 경우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시달려온 한국 국민들의 대북인식은 더욱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

다음달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진행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키리졸브'(KE)·'독수리'(FE) 훈련을 앞두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16일 "한미 연합훈련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진행하겠다"며 "미국 측과 전략자산 전개 규모와 공개 여부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KR과 FE 연습에는 미군의 핵심 전략자산인 항공모함 칼빈슨호와 F-22 스텔스 전투기, 핵추진 잠수함, B-1B 전략폭격기, B-52 장거리 핵폭격기 등의 출동이 예상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정남 피살 이후)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군은 현 상황의 위중함을 인식하고 확고한 군사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16~17일) 참석차 독일 본을 방문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김정남 사건이 "앞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역학 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등에 관심이 있을 것 같다"며 "북한 정권의 성향을 판단하는 것으로서 공론화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우방국들과 대화하면서 (사건 성격에 대한) 판단을 많이 질문받을 것 같다"며 다만 "사건의 성격에 대해 본격적으로 밝히기는 이르다"고 언급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하고 "만약 김정남 피살이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확인이 된다면 이는 김정은 정권의 잔학성과 반인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파악할 수 있도록 말레이시아 당국과도 계속 긴밀히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아울러 "외교안보부처에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특단의 각오로 북한정권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더욱 강화하여 김정은 정권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모든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 차원의 조치와 주요국들의 독자제재가 철저히 이행되도록 함으로써 대북 압박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되겠다"고 주문했다.

더불어 "군은 확고한 한미연합방위체제하에 더욱 강화된 대북대응태세를 유지해주기를 바라고,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안심하실 수 있도록, 정부 각 부처도 긴밀하게 상호 협력하면서 맡은바 업무에 만전을 기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 일본 언론 "'친중파' 김정남 피살로 중국 대북 외교카드 상실"

외국 언론들은 '친중파'로 꼽히던 김정남 피살이 남북관계보다는 중국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김정남 피살 사건 이후 북중 접경지역으로 병력을 증파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홍콩 동망(東網)은 15일 "중국 군 당국이 돌발사태에 대비해 북·중 접경지역에 병력 1000명을 증파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 정부의 비호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 김정남이 피살된 것에 대해 중국이 그를 버린 것을 의미한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산케이신문은 16일 김정남이 2000년부터 중국의 보호를 받으며 베이징(北京)과 마카오와 동남아시아를 오가며 살았다고 전했다.

산케이는 김정남이 중국 입장에서 대북 외교의 중요한 카드였다고 강조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건재했을 당시에는 인질 성격이었고, 김정은 위원장 시대에는 북한에서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최고 지도자로 옹립할 수 있는 후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남을 비호하는 것은 역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켜 북중관계 악화의 원인이라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 김정남 피살 현장에는 중국 당국의 경호원으로 보이는 인물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중국 당국에 있어서 김정남을 지킬 의미가 적어지며, 경비도 허술했던 것 아니냐"면서 "중국이 김정남 암살 정보를 알면서도 북한과의 관계 복원을 위해 그를 버렸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추측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 지난해부터 한중관계가 악화되며 중국 공산당 내에서 북한과의 관계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던 점도 주목했다.

아사히신문도 김정남 피살로 중국이 '외교 카드'를 잃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혈연을 중시하는 북한에서 그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김정남을 보호하는 것은 중국으로서는 북한에 대한 견제가 된다는 분석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김정남 피살로 경제 지원과 함께 북한에 대해 쓸 수 있는 별로 많지 않은 외교 카드 중 하나를 잃은 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사히는 "중국이 진정 김정남을 보호하려 생각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할 리 없다"며 상하이 푸단(復旦)대학 스위안화(石源華) 교수를 인용해 "김정남은 최근 중국과의 거리를 두고 있었다.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며, 북중관계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김정남 피살이 북한의 소행으로 판명될 경우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빌 비숍 중국 전문가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중국 정부는 김정은을 신뢰하지 않았지만 더 나은 선택권이 없었다"면서 "김정은이 핵심 친중파인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뒤 중국 정부는 격노했었다"고 말했다.

FT "미국 정부, 중국 카드 상실로 북핵 해결 노력 더 복잡해질 것"

FT는 또 김정남 피살 사건이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북한 핵 위협 해결 노력이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대처를 최우선 순위로 삼았고 또 미국 정부는 이를 위해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크리스 존슨 전 미국 중앙정보부(CIA) 최고분석가는 "베이징과 마카오에서 김정남이 장기 체류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중국은 북한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를 해석하는 데 김정남을 하나의 소식통으로 여겼을 것"이라며 "장성택의 처형과 함께 김정남의 사망으로 중국 당국은 북한의 내부 역학을 알기 어렵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프로그램에 대해 압박하기를 꺼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김정남 피살의 직접적 배후를 김정은 위원장으로 보고 있으며 김 위원장이 잠재적 위협을 모두 제거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그러나 가족을 살해하는 것은 정권 기반을 약화시켜 김정은의 입지를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체제의 중앙집권적 성격을 고려할 때 그런 명령은 오직 김정은에게서만 나올 수 있다"며 "김정은의 승인 없이 그의 직계가족을 해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말했다.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학 교수도 "이번 일은 모든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해 버리는 김정은식 숙청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해외로 망명한 전 북한 고위 관리 출신 A씨는 VOA에 북한에서 고위 당국자들은 한 달에 두 번 열리는 간부강연과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정책전달 회의에 참가하면서 "열백가지 일을 하여도 오직 당에서 하라는 대로만 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입 받는다고 언급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도 김정은이 이번 사건의 배후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세이모어 조정관은 "김정은은 김정남을 유사시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위협으로 간주했고, 따라서 살해 지시가 사실로 드러난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며 "김정남이 북한 정권에 실질적 위협을 가하거나 지도자 자질을 갖춘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중국 등 제 3의 세력이 김정남과 손을 잡을 가능성을 우려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김정남 암살로 김정은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전망했다.

동북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혈육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북한사회에서 선을 넘은 행위이자 정권의 불안정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정남 피살 사건이 체제 장악에 대한 김정은의 자신감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김정남 피살을 정권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징후로 보는 의견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김정은이 장성택 등 고위 당국자들을 제거하고 인민무력부장을 수 차례 교체할 정도로 자신감이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장성택 처형 직후 북한의 2인자마저 숙청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장성택 지지세력이 정권에 대항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모든 북한 관리들이 극도로 불안해 하고 당국의 철저한 감시에 겁을 먹고 있는 것 같다. 해외주재 북한 외교관을 비롯한 고위 관리들 가운데 탈북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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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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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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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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