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판 위에서 "불황기 이겨내면, 다시 조선강국 도약할 것" 격려
"정부 차원서 '조선업 혁신방안' 1분기 중 마련하겠다" 밝혀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업 현장을 찾아 "이 힘든 시기만 잘 이겨낸다면, 우리가 다시 조선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 쇄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야말(YAmal) 5호'에 탑승해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가진 우리 조선산업의 저력을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기술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 LNG 운반선이 이를 입증한다"며 "우리가 다시 조선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쇄빙 LNG(액화천연가스)선 시찰을 마치고, 갑판에서 조선소 관계자들에게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이날 문 대통령은 위기 극복 및 재도약을 추진 중인 한국 조선업을 격려하고, 새해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합쳐 얼음을 깨고 힘차게 전진할 것을 다짐하는 취지에서 첫 현장 행사로 북극항로에 취항 예정인 쇄빙 LNG 선박 건조현장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4일 출항하는 야말 5호선에 탑승해 조타실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쇄빙 기술과 LNG 추진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조선업과 우리 경제가 얼음을 깨고 힘차게 전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2~3년 후부터 조선 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아울러 환경과 연비 등 해운 규제 강화로 우리가 강점이 있는 LNG 연료선과 LNG 운반선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LNG 연료선 중심으로 일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며 "우선 이 불황기를 잘 견딜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쇄빙연구선, 밀수감시선 등 공공선박의 발주를 늘리겠다. 19억달러 규모의 선박 발주 프로그램, 노후선박 교체 지원 보조금 등을 통해 민간 선사의 LNG 연료선 발주를 유도하겠다"며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앞으로 추진될 대규모 해상 풍력단지 조성도 행양플랜트 수요 창출로 조선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를 대비한 조선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도 추진한다.
문 대통령은 "친환경, 자율운항 기술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기자재 실증, 자율운항 핵심기술과 선박개발을 지원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해운업, 금융, 기자재 업체가 서로 협력하고,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도 서두르겠다"면서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위한 '조선업 혁신성장 방안'을 올 1분기 중에 마련해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조선업 종사자들이 땀으로 담금질한 희망을 봤다"며 "해양을 누비고 얼어붙은 북극항로를 개척하는 대한민국 조선업의 꺾이지 않는 기상을 만났다"고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곳 거제 학동의 동백나무숲은 겨울 추위를 뚫고 붉은 꽃을 피워낸다. 여러분은 사상 최악의 불황 속에서도 북극을 향해 희망의 쇄빙선을 띄웠다"면서 "정부가 여러분의 희망을 지키고 키우겠다"고 했다.
이어 "올해 무술년은 '황금 개띠의 해'다. 황금은 경제를, 개는 부지런함을 뜻한다"며 "부지런하게 나라 경제를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총 100여 명이 참석했다. 대우조선해양 사장, 옥포조선소 소장과 노조위원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야말 LNG 수송선은 세계 최초 쇄빙 LNG 운반선으로, 최대 2.1m의 얼음을 부수고, 영하 52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장비를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설계·제작됐다. 문 대통령이 탑승한 야말 5호선은 이달 4일 출항해 오는 2월 16일부터 약 1개월간 쇄빙 시험을 거쳐 상업운항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쇄빙 북극항로가 개발되면 아시아와 유럽 간 운송이 종전보다 10일 이상 단축된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