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캔자스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PGA투어 통산 13승 기록을 보유한 골퍼 브루스 리츠케(Bruce Lietzke)가 28일(현지시각) 6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2003년 미국 시니어오픈에서 우승트로피를 들고 있는 브루스 리츠케.[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50년간 700개가 넘는 대회에 참가하며 13번의 승리를 거둔 브루스 리츠케는 캔자스주 댈러스에 있는 자택에서 아내와 두 자녀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PGA투어 측은 "소중한 가족을 잃은 심정"이라며 리츠케가 신경교세포에 생기는 악성종양인 '교모세포종'을 앓고 있었다고 밝혔다.
리츠케는 지난 2017년 뇌종양 진단을 받았고, 대학 시절 룸메이트였던 1981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빌 로저스(Bill Rogers)와 마스터스토너먼트 2회 우승자 벤 크렌쇼우(Ben Crenshaw)가 병원 진찰에 동행하는 등 병간호를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명예의 전당 골퍼 커티스 스트레인지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브루스는 최선을 다해 암과 싸운 친구다. 함께 사냥하고, 낚시하고, 웃었던 순간들을 잊을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리츠케는 경기에 잘 출전하지 않고, 연습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가족애가 강해 여름 휴가를 항상 길게 즐겼다. 이로 인해 주요대회에서 우승한 기록이 거의 없다. 1988년 이후로는 한 시즌에 20경기 이상 출전한 법이 없다. 브리티시오픈에는 단 3번 출전했고, 1985년 이후에는 US오픈에 출전한 기록이 없다.
골프팬들 사이에서는 '몰래 숨어서 연습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으나, 소문을 잠재운 일화가 있다.
리츠케는 1984년 시즌이 마무리될 무렵 캐디에게 "다음 시즌에서 재개하기 전까지 골프가방을 차고에 넣어둘 예정이니 골프채를 제외한 다른 물건을 가방에서 다 빼라"고 주문했다. 캐디는 이 말이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방 안에 바나나를 하나 넣어뒀고, 몇 달 후 시즌 첫 경기에서 가방을 연 순간 곰팡이가 가득 핀 바나나가 발견됐다.
리츠케가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주요 경기는 1991 PGA챔피언십 2위다. 같은 대회 1위는 존 데일리였다.
PGA투어에서 그는 트레이드마크인 '아주 평평한 백스윙 궤도' 하나로 1977년부터 1994년까지 통산 13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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