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기업들의 기업 투자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1조5000억 달러 규모 감세로 투자를 반짝 늘렸던 미국 기업들이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정치 불확실성, 세계 수요 둔화 등을 이유로 내년에는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리지 않을 전망이 제기되면서 미국 경제에 또 다른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맨해튼 스카이라인[사진=로이터 뉴스핌] |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내년 중국 관세 관련 불확실성과 둔화하는 세계 수요, 차입금리 상승,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섹터 위협 등에 직면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트럼프 정부의 대대적인 감세 효과도 내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간선거 이후 분점 의회가 구성되면서 이렇다 할 부양책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미국 제조업 지표들은 일제히 아래를 향하고 있다. 지난 10월 항공을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주문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6개월간 최저치로 하락했다.
기업들이 몸을 사리면서 최근 높은 성장률을 보여온 미국 경제도 둔화할 조짐이 보인다. 미국 경제는 4분기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간 후 2019년 초반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드 우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자율 및 외환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기업투자는 가장 큰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기업들이 쉽게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내년 1월 1일부터 미국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재화에 부과하는 수입관세율을 25%로 인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재화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 같은 미국 정부의 대중 무역정책은 기업들의 비용 증가로 이어지며 투자를 제한할 전망이다. 최근 커민스와 월풀, 캐터필러, 스탠리 블랙 앤 데커 등 굴지의 기업들은 무역전쟁에 따른 비용 증가를 우려했다.
우 전략가는 “무역전쟁과 중간선거 이후 정치적 교착은 설비투자 가장 큰 불확실성이며 미국 금리와 달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의 엘런 젠트너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기업투자가 완전히 거덜 났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내년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있고 기업 투자 확대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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