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과 합의 좁혀지면 관세 인상 접고 시한 연장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 12월1일 무역 휴전 이후 70여일에 걸쳐 협상을 벌여 온 미국과 중국의 정책자들이 합의안 초안 작성에 돌입한다.
비관세 쟁점을 둘러싼 양국의 이견이 여전히 팽팽하지만 이번주 베이징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양국 협상 팀이 합의안의 얼개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차 담판이 거론되는 가운데 정상회담에 앞서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2일 관세 인상 시한을 연장할 뜻을 내비쳐 돌파구 마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회담에서 양국 정책자들이 무역 합의 초안 마련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이번 회담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류 허 중국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가 주도한다.
지적재산권과 IT 기술 강제 이전과 관련, 미국의 요구 사항과 중국이 제시한 양보가 여전히 커다란 괴리를 보이는 실정이다.
하지만 정책자들은 이번주 협상에서 이견을 최대한 좁혀 원칙적인 선에서 무역 합의 초안을 작성, 양국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포석을 마련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백악관 소식통은 전했다.
지난달 하순 워싱턴D.C.를 방문한 류 부총리와 회동은 가진 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2월 중 합의 도출을 이뤄내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불발을 보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협상 시한이 종료되는 내달 2일 자정 2000억달러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10%에서 25%로 인상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번 베이징 회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 내 소위 무역 정책 매파들은 온건파로 통하는 므누신 장관이 금융시장을 만족시키기 위한 타협에 나설 가능성을 강하게 경계,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긴장감이 고조됐다.
한 소식통은 WSJ과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양국 정책자들 모두 2개월 이상 진행된 협상의 결론을 이끌어내고, 합의 초안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최종 확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여전히 국영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그 밖에 미국 IT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규정을 포함해 트럼프 행정부가 폐지를 요구하는 정책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 개혁에 대한 이견이 이번 베이징 협상에서 얼마나 좁혀지는가에 합의안 초안 도출 여부가 달렸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한파에 직면한 양국이 이번 휴전을 통한 합의 도출에 이어 민감한 사안에 대한 협상 연장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 발언도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했다. 그는 각료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무역 합의점에 근접한다면 관세 인상이 예정된 내달 1일 협상 종료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재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의 웨이 장궈오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양국 모두 이번 회담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내달 1일 시한 종료 이후에도 관세가 현행대로 유지되는 한편 협상이 연장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