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우려 확대, 상하이자원 주식 50% 매각
해외 진출 기업 경영권에도 변화
[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중국판 JP모건을 꿈꾸며 출범했던 중국 유력 투자기업 중국민생투자(中國民生投資, CMIG)가 주식을 매각하는 등 돈 되는 자산을 처분하고 있다. 과도한 부채 문제로 인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제멘(界面) 보도에 따르면 26일 중국민생투자(이하 중민투)가 보유 중인 상하이자원(上海嘉聞)투자관리의 주식 100% 중 50%를 푸젠제청(福建捷成)무역회사에 양도하기로 했다. 중민투는 코스닥의 대표 남북경협주 아난티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중민투는 이번 자산 매각 처분 과정에서 상하이자원이 보유(18.04%, 대주주)했던 유명 부동산기업 양광청(陽光城, 000671.SZ)의 일부 자산도 정리, 경영 부담을 줄였다.
양광청은 중민투가 4년 전 45억 위안(약 7525억 원)을 투자해 매입한 주요 자산 중 하나다.
이는 중민투가 25일 금융기관 채권단 회의를 진행, 유동성 위기 대응을 위해 몸집을 줄이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의 일이다. 25일 중민투는 “재정 예산 관리 및 부채 상환에 힘쓰겠다”며 구체적인 방안으로 전략적 투자 유치와 자산 매각을 제시했다.
해외 진출 기업의 경영권에도 변화가 생겼다.
남북경협주 아난티 2대 주주 중국민생투자(中國民生投資, CMIG) [사진=바이두] |
제멘에 따르면 지난 18일 왕둥즈(王東芝) 중민투아시아(中民投亞洲) 회장이 자회사 중민진룽(中民金融, 0245.HK)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중민투아시아는 중민투 3대 자산관리 기업 중 하나로, 중민진룽은 중민투아시아의 핵심 사업이다.
왕둥즈의 빈자리는 창웨이(薔薇, Vered) 부대표인 두볜즈옌(渡邊智彥)가 채우게 된다.
매체는 “중민투 소속 고위급 인사가 대표이사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모두 내려왔다”며 “사실상 중민진룽의 실질 경영권이 창웨이에게 넘어간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중민투가 보유하고 있는 중민진룽의 주식은 30.22%로 줄어든 상태로, 2대 주주인 창웨이(28.11%)와 2.11%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제멘은 “창웨이가 ‘작은 중민투’를 꿈꾸며 중민진룽 내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자산 매각 움직임은 지난 1월 말 만기가 도래한 채권 30억 위안(약 5015억 원)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민성투자 부채 리스크 위기가 불어지면서 시작됐다.
민성투자는 해당 30억 위안 원리금을 십여 일이 지난 2월 12일에야 상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만기 도래 역내 채권 규모만 198억500만 위안(약 3조310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는 만큼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이에 민성투자는 “현금 확보를 위해 전략적 구조조정 방향에 부합하지 않은 사업은 출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상하이(上海) 중심지 와이탄(外灘) 근처의 마지막 남은 ‘황금 노른자’ 둥자두(董家渡)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2일에는 상하이거래소에 총 64억9000만 위안(약 1조800억 원)에 달하는 자사 발행 채권 3개의 거래 정지를 신청했다.
한편 중민투는 남북경협주 아난티의 지분 33.2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leem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