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컬처톡]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의 몰락이 진짜 정의인가

기사입력 : 2019년06월02일 09:01

최종수정 : 2019년06월02일 09:01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 고전 무대화
작품 탄생 당시와 달라진 사회상 와닿아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는 절친 밧사니오의 결혼을 위해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1파운드의 살을 담보로 돈을 빌린다. 그러나 안토니오의 전 재산인 배가 모두 난파돼 기간 내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샤일록은 증서 내용대로 이행하길 강하게 주장한다. 그러나 밧사니오의 아내 포샤의 도움으로 안토니오는 목숨을 구하고, 샤일록은 전 재산을 빼앗긴다.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이 셰익스피어의 고전 '베니스의 상인'을 무대 위로 올렸다. 창작진은 탐욕의 상징인 샤일록의 내면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며 '지금 우리 시대의 샤일록은 어떤 인물인가'란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400년 전 원작과 비교해 거의 달라진 점이 없는 공연은 샤일록뿐만 아니라 모든 인물에 대해 의구심을 자아내고 돌아보게 만든다.

학창 시절 접했던 '베니스의 상인'은 악덕 고리대금업자의 횡포에 맞선 흡사 '솔로몬의 지혜' 같은 이미지였다. 그러나 2019년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베니스의 상인'은 너무나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재판 그 자체였다. 극을 보고 있자면 어째서 샤일록이 그토록 안토니오의 살을 원한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의 행동과 주장을 단순히 '탐욕'으로 설명하기엔 그 배경이 너무 복잡하다는 걸 그간 간과해왔음을 깨닫게 된다.

욕망의 대명사로 알려진 샤일록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고리대금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베니스의 모든 시민에게 차별 당하며 살아왔다. 친구와 우정을 중시한 안토니오 또한 샤일록을 무시하고 욕한 인물 중 하나다. '베니스의 상인'이 탄생한 1596년은 반유대 감정이 팽배했던 시절이기에 당연한 설정이겠지만, 현재의 시선으로 보고 있기엔 그들의 무자비한 혐오가 불편하다.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달라진 시대, 달라진 가치관은 고전이 담은 메시지를 전복시킨다. '1파운드의 살을 가져가는 대신 피는 흘릴 수 없다'는 기지는 궤변으로 느껴지고, 대신 돈을 받으려는 샤일록을 '외국인이 시민의 생명을 노리면 재산이 국가에 귀속된다'는 법으로 오히려 협박하는 것 같다. 애초에 샤일록이 법정에 들어설 때부터 공작, 판사 등 모두가 샤일록에게 자비를 베풀 것을 강요한다. 과연 이것이 정당한 재판인가.

사건이 벌어지게 된 이유, 밧사니오가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의 허영과 사치 때문이었다. 재판이 끝난 후, 밧사니오는 "정의는 승리했다"고 말하지만, 안토니오는 "과연 그럴까"라고 반문한다. 그들에게는 정의였으나, 샤일록에게는 너무나 불합리했다. 법부터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도대체 정의란 무엇인가. 샤일록의 재판을 보면서, 오늘날 가해자에게 관대한 현재의 법, 죄에 비해 너무나 가벼운 형량에 분노하는 우리 모습이 겹쳐진다.

작품은 '청춘예찬' '대대손손' '경숙이 경숙 아버지' '너무 놀라지 마라' 등의 박근형 연출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메피스토' '베르나르다 알바' '광화문 연가' 등에 참여한 음악감독 23(aka 김성수)이 작곡과 작사를 담당한다. '웃는 남자' '킹아더' '지킬앤하이드' 등의 무대디자이너 오필영이 참여했다. 덕분에 화려한 무대와 웅장한 음악은 시종일관 시각과 청각을 사로잡는다.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샤일록' 역의 배우 김수용의 열연은 곧바로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분노, 집착, 좌절, 오열까지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소화한다. 다만 그 외의 캐릭터들은 개성이 강함에도 너무 평면적으로 그려져 아쉽다.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은 오는 6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하메네이 어디있는지 알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면서 이란을 향해 조건 없는 항복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우리는 이른바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지금 그곳에 있는 한 안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즉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민간인이나 미군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게시글에는 "조건 없는 항복!"이라고 적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메네이를 제거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을 저지했다는 보도가 전해진 후 나왔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며 그 차이를 일축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 4일(현지시간) 1979년 이슬람 혁명의 지도자인 루홀라 호메이니 아야톨라 사망 36주년을 맞아 테헤란 남부 호메이니 기념관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mj72284@newspim.com 2025-06-18 02:05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포용복지' 문진영 수석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문진영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의 복지 철학을 가장 가까이서 이해하고 이를 실제 정책으로 구현해 온 대표적인 정책 참모다. 복지국가 구상에서 구체적 설계, 제도 실행까지 전 과정을 함께해온 핵심 브레인으로, 현 정부의 사회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난 문 수석은 연세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영국 헐(University of Hull) 대학에서 사회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성공회대학교 조교수,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사회복지정책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문과 정책 현장을 오갔다. 그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당시 시민사회단체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이후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 등 복지제도 확충에도 깊숙이 참여했다. 문 수석이 '정책형 학자' 또는 '현장형 브레인'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의 경력에서 비롯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연구와 실무를 두루 거친 이력은 책상 위 이론을 넘은 정책 설계의 밑바탕이 됐다. 문진영 대통령실 사회수석. [사진=대통령실] 아동수당 도입 논의 초기부터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 왔고, 이를 '아동청소년수당'으로 개편해 지급 연령을 만 18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설계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복지 정책의 핵심 방향 중 하나로, 문 수석이 실질적인 설계자 역할을 수행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는 2018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취임 직후 인수위에 참여했고, 이후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로 2년간 청년·여성·중장년 대상 맞춤형 고용·복지 정책을 추진하며 '현장 중심 정책가'로 자리매김했다. 현장과 학계, 캠프와 정부를 아우르는 경험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이를 사회정책 전반에 녹여낼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20대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포용복지국가위원회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의 복지 공약을 총괄 설계하며 아동수당 확대, 돌봄 국가책임제, 육아휴직 부모 할당제 등의 정책을 이끌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복지 제도에 대한 이해가 깊으며 아동수당 도입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시해 온 분으로 대통령의 복지 국가 비전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문 수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수석 임명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사회, 복지국가 기조를 본격화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향후 아동·청소년, 취약계층 지원은 물론, 일과 돌봄의 국가 책임 확대, 사회안전망 정비 등 주요 복지과제를 설계·집행할 실무 총괄자로서 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문 수석은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정책가로, 정부가 말하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복지국가' 실현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1962년 서울 출생 ▲연세대 사회복지학 ▲영국 헐대 사회정책학 박사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국가인권위원회 사회권 전문위원회 위원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 문화복지분과 위원장 ▲경기도 일자리재단 대표이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 분과위원장 parksj@newspim.com 2025-06-18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