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재개된 가운데, 중국 협상단에 ‘골수 강경파’ 뉴페이스가 합류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산(鍾山) 중국 상무부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9일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미국 측 간 고위급 전화회의에 중산(鍾山·64) 상무부장이 참여함으로써 그의 협상단 합류가 공식화됐다.
중 부장은 국영 기업 수장으로 일하다가 2017년 2월 상무부장에 발탁됐다. 그는 시 주석 친위대인 '시자쥔(習家軍)'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과거 시 주석이 저장성(浙江省) 공산당 서기를 역임하던 시절 저장성 부서기를 맡은 것을 계기로 시 주석의 측근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중 부장이 강경파 중의 강경파”라고 평가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미국 중앙정보부(CIA) 중국 전문가는 WP에 “중국 지도부가 류 부총리에 대한 신뢰를 잃어 보다 정치적인 인물을 협상단에 넣은 것”이라며 “중 부장은 지도부로부터 미국에 강하게 나가라는 지시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가 협상단에 강경파를 투입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4월에는 중국 내 베테랑 무역 협상가로 꼽히는 위지앤화(俞建华) 상무부 부장조리(차관급)가 제네바 유엔에서 복귀했다.
미국 측 협상단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강경파와 온건파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처럼 중국도 이에 맞추려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 내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사소한 인물 교체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올해 초까지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에서 고위급 무역 관료를 맡았던 제임스 그린은 류 부총리가 중 부장으로 교체될 가능성은 없다며, “중 부장 합류는 큰 의미가 없다. 중국 협상단 일원은 모두 지도부에 목줄이 짧게 잡혀 일일이 지시를 받고 있기 때”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일본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무역전쟁 휴전과 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양측은 아직 대면 협상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화웨이 제재를 완화하는 대가로 중국 정부가 미국산 농산품 수입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중국 측에서는 이를 위한 움직임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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