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선수 이어 2번째로 성폭력 피해 경험 많아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장애인 체육선수 5명 중 1명은 폭력 및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 중 절반은 감독과 코치였고 피해자 대부분은 '보복이 두려워'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국가인권위원회 의뢰로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장애인 체육선수 15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2.2%(354명)가 폭력 및 학대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폭력 및 학대 유형별로는 '협박이나 모욕적인 말을 들은 적 있다'가 292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훈련을 강요받은 적이 있다'가 162명으로 뒤를 이었다.
13일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발표한 '장애인체육선수 인권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 중 일부. [사진=국가인권위원회] |
△기합이나 얼차려를 받은 적 있다(137명) △맞은 적이 있다(108명) △흡연이나 음주를 강요받은 적이 있다(70명) △라커룸에 가둬진 적 있다(23명) 등 응답도 나왔다.
특히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장애인 체육선수도 무려 9.2%(143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인권위가 앞서 조사했던 각급 학교 학생선수 및 성인선수 성폭력 피해 응답 중에서도 2번째로 높은 수치다. 당시 분야별 성폭력 피해 응답은 △성인 11.4% △대학생 9.6% △중학생 5.0% △고등학생 4.0% △초등학생 2.4%였다.
장애인 체육선수가 겪은 성폭력 유형은 언어적 성희롱이 가장 많았다. 시각적 성희롱, 육체적 성희롱, 디지털 성폭력 등이 뒤를 이었다.
폭력 가해자의 50.0%는 감독과 코치였고, 선배 선수인 경우도 32.0%에 달했다.
피해 응답자 중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적 있다'고 답한 비율은 15.0%에 불과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보복이 두려워서', '선수 생활에 불리할까봐' 등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인권위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정책간담회를 진행하고 관계 기관과 협의해 정책개선 대안을 권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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