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 활용, 예산 15억원 투입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나명하)는 2011년 미국과 토지교환을 통해 확보한 '덕수궁 선원전 영역'과 2018년 개방된 '고종의 길' 등 덕수궁 주변의 탐방 편의를 위해 덕수궁 선원전 영역 내 근대건축물(조선 저축은행 중역 사택)을 임시 관람 편의시설로 제작한다.
선원전이 있는 정동 일대는 고종의 길 개방(2018년), 덕수궁 돌담길 연결(2018년), 정동 지역 도심 재생화 사업 추진 등 덕수궁과 근대 역사 관련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관람객 방문이 최근 늘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 구세군 제일교회, 덕수초등학교, 미대사관저, 영국대사관 등 기존 시설물들이 인접해 별도의 편의시설을 마련하기가 어려워 방문객이 불편을 겪는 상황이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 전경 [사진=문화재청] 2020.03.30 89hklee@newspim.com |
이에 궁능유적본부는 올해 약 15억원 예산을 투입해 덕수궁 선원전 영역에 남은 조선저축은행(현 SC제일은행 전신) 중역 사택을 보수·정비해 관람객 편의시설 겸 전시실로 활용한다.
이 공간은 2039년 완료 예정인 선원전 영역 복원 사업의 주요 사업 내용과 추진 계획 등을 안내·홍보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전시실에는 선원전이 1901년 조성된 후 1920년 인제에 의해 헐어서 철거되고 1945년 이후 미국대사관저 시절을 거쳐 2011년 미국 정부와 토지 교환 끝에 우리 품에 돌아온 질곡의 역사를 담은 자료들을 전시할 계획이다.
이번에 조성되는 공간은 덕수궁 선원전 복원이 본격 추진되는 2030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그 이후의 보존 여부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참고로 덕수궁 선원전 영역은 역대 왕들의 어진, 신주, 신위 등을 모신 곳으로 궁궐 내 가장 신성한 공간이었으나 일제가 철거한 후 조선저축은행 사택, 미대사관저, 경기여고 용지로 사용됐다. 2003년 선원전 터가 확인되고 문화재청이 2011년 미국과 토지 교환을 하면서 복원할 수 있게 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으로 관람객이 덕수궁과 정동 일대를 보다 편하게 방문하고 일제 강점기 궁궐 훼철과 관련된 역사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덕수궁 선원전 영역의 복원을 통해 대한제국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근대 역사현장의 합리적인 보존·활용방안을 마련해 근대 역사 문화의 가치를 더욱 높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