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조카 부정입학에 관여…동물학대 혐의도
편입·동물실험 등 관련자 6명도 함께 재판에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실험실 연구비 부정 사용과 자녀 입시비리에 관여한 의혹 등을 받는 이병천(55)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가 재판에 넘겨졌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변필건 부장검사)는 이날 이 교수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업무방해, 사기,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연구비 부정 사용·입시비리 등 혐의를 받는 이병천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2020.07.28 dlsgur9757@newspim.com |
이와 함께 검찰은 이 교수 자녀의 대학 편입에 관여한 대학교수 3명, 불법 동물실험 및 채혈 등에 관여한 연구실 관련자 1명, 식용견 사육 농장 업주 1명 등 6명도 재판에 넘겼다.
앞서 이 교수는 지난달 2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김동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사건 각 혐의 사실로 인한 실질적인 법익 침해 정도에 관해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며 "방어권 행사를 넘는 정도의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교수는 자신의 아들과 조카의 부정 입학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2015년 아들이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편입학 과정에 응시했을 당시 자신의 논문에 아들을 공저자로 올리고 이를 수학 계획서에 제출되도록 평가위원들에게 청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2018년 10월쯤 서울대 대학원 입학시험 문제를 유출한 뒤 아들을 합격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2013년 10월께 자신의 조카가 서울대 수의과대학원에 응시한 사실을 알고도 입학시험 문제를 내고 채점한 혐의도 있다.
또 외국인 유학생 관련 연구비 약 1600만원을 돌려받고, 실험견 공급 관련 대금을 과다 청구해 약 2억원을 받는 등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교수가 2018년경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승인 없이 검역탐지견을 반입해 실험하고, 자격이 없는 식용견 농장 업주에게 채혈을 맡긴 내용도 공소사실에 포함시켰다.
이 교수의 이 같은 의혹은 지난해 4월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 교수가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복제된 국가 사역용 탐지견 '메이'와 '페이', '천왕' 등 세 마리의 은퇴견을 비윤리적 불법 동물실험에 동원하고, 식용 개농장에서 실험용 개들을 공급받아왔다는 내용이다.
이후 교육부는 특별감사를 통해 부정행위로 판정된 논문을 아들의 편입학에 활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강원대에 입학 취소를 통보했다. 서울대는 이 교수에 대해 직위해제했다. 이어 동물보호단체의 고발도 이어졌다.
한편 이 교수는 황우석(68) 전 서울대 교수의 제자로 줄기세포 연구에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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