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위원장 "가맹점 DB '무임승차'" 경고했지만
상생 약속하며 끝나...22일 종합감사에서 이어질 듯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화장품 로드숍 불공정 운영' 이슈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에이블씨엔씨만 질타를 받은 채 마무리됐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22일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재소환될 경우 해당 이슈는 2 라운드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미샤 가맹점주·전재수 의원 VS 조정열 대표 '공방'
8일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구로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권태용 미샤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화장품 로드숍 불공정 운영 이슈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대에 서고 있다. 오른쪽은 권태용 미샤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 2020.10.08 kilroy023@newspim.com |
이날 가맹점주를 대표해 출석한 권 협의회장은 "본사의 온라인 가격 차별로 가맹점들이 줄줄이 폐점하고 있다"며 "본사 입장에서는 살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가맹점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온라인에서 팔고 있고 판매 채널을 확장하다 보니 가맹점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재수 의원은 에이블씨엔씨가 미샤 가맹점 보다 CJ올리브영에 더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전 의원은 "똑같은 제품을 올리브영에서 같은 가격에 팔고 있는데, 문제는 용량을 키워서 올리브영에 넣는다는것"이라먀 "1.4배 용량이 늘어난 올리브영 제품이 소비자에겐 더 메리트 있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정열 대표는 반대 입장을 내놨다. 우선 온라인에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했다는 가맹점의 주장에 대해 그는 "쿠팡 공급 가격 차별은 할인 분담금을 감안해볼 때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격이 유의미하게 낮다"고 강조했다.
올리브영에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납품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조정열 대표는 "올리브영에는 저희 벤더를 통해서 입점 시작했다"며 "중소 화장품 업체로서 올리브영이라는 거대 유통 채널에 진입하기 어려워서 벤더의 도움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히려 조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가맹본사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가맹점이) 임대료와 매출, 모든 것에서 괴로움을 겪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저희는 직영점 수가 가맹점의 두 배"라며 "미샤는 대표적 오프라인 전문브랜드샵으로서 외출은 자제됐고, 수출길은 막혔고, 온라인으로 시프트가 됐고, 사람들은 마스크를 쓴다.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의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08 kilroy023@newspim.com |
◆조성욱 공정위원장, 고객 DB 활용은 "무임승차"
화장품 로드숍 공방을 지켜본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가맹본사가 가맹점이 수집한 고객의 연락처 등 데이이터베이스(DB)를 본사에 유리하게 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가맹본사 평가시 상생 노력에 좀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해결책을 꺼냈다.
전재수 의원은 가맹점이 수집한 고객 DB를 본사가 엉뚱하게 활용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전 의원은 "미샤 본사에서 카카오톡으로 올리브영 세일 홍보를 하고 있는데, 이 고객 DB는 각 가맹점에서 점주들이 쌓아온 자료"라며 "가맹점에 갈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유인해서 자사 매출을 올리는 것인데, 이래서는 가맹점 경쟁력을 말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가맹점주의 오프라인 판촉 활동을 위해 수집한 정보를 온라인 양판업체가 이용하는 것은 무임승차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조 위원장은 "공정위 제도개선 측면에서는 공정거래협약평가 기준에 상생노력 기준을 좀 더 많이 반영해서 평가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론적인 '상생'을 강조하며 마무리 짓는 모습도 보였다. 조 위원장은 "본사와 점주들 양쪽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상생을 통한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며 "로드샵 축소는 실제 가맹사업을 하고 있는 본부의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유의동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7.09 leehs@newspim.com |
◆野 "서경배, 불출석 사유 국회모독"...22일 재소환?
이날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소환한 서경배 회장은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서 회장은 지난 6일 오후 고열로 인해 출석이 어렵다며 진단서와 함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화장품 로드숍을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 측에 질문을 할 수 없게 되자, 화장품 로드숍 불공정 이슈가 국감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유 의원은 국감 개회와 함께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 중심 청책을 펼치면서 가맹점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입장문을 냈다.
정무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서 회장의 불출석 사유서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오는 22일 열리는 종합감사에 출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화장품 로드숍 이슈는 재차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무위 국감 개회 시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고열이 나는데 정형외과에 가서 증빙서를 가져왔다"고 지적했으며 유의동 의원 역시 "종합 국감 때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코로나19가 아니라면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