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투자자, 새해에만 테슬라 6531억원어치 순매수
친환경 정책·환경규제 강화에 올해도 성장 모멘텀 지속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향한 국내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연초에도 끊이질 않는다. 전문가들은 니오·리오토·샤오펑 등을 필두로 한 중국 전기차업체들의 맹추격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여전히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더해 올해 미국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친환경 정책 드라이브와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 등도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 1위는 테슬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14일까지 테슬라 주식 5억9519만달러(653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테슬라는 지난해에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테슬라의 '수퍼 차저'(Super Charger) 급속 전기차 충전소. 테슬라 수퍼차저는 40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한해 동안 무려 734% 폭등하며 해외주식 직구 열풍을 이끈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도 고공행진이다. 지난해 말 주당 705.67달러로 마감한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주당 800달러를 돌파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장중 한때 811.61달러까지 치솟으며 테슬라는 페이스북 시가총액을 잠시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14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날 대비 1.01% 하락한 845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연말 대비 약 20% 상승했다.
이처럼 테슬라가 연초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목표치에 부합하는 연간 판매량 덕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해 인도량은 49만9550대로 직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했던 목표치(50만대)와 450대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상반기 판매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캘리포니아주 소재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18만대에 그쳤지만 중국 상하이 공장의 생산 확대로 손실을 만회했다는 평가다.
현재 미국 다음으로 테슬라 판매량이 높은 중국에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니오와 샤오펑, 리오토 등의 3인방을 필두로 전기차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 3개 업체는 지난해 10월 해외주식 순매수 3위, 4위, 11위를 기록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올해도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의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해외주식팀 연구원은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늘어나면 테슬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적어도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가장 큰 메리트는 가격 경쟁력인데 테슬라가 모델3와 모델 Y의 가격을 내리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및 브랜드의 인지도 측면에서 앞선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모델3의 가격을 약 8% 인하한 데 이어 최근 모델Y의 가격을 30% 낮췄다.
투자은행 씨티그룹도 최근 니오의 신형 전기차 세단 ET7 공개에도 불구하고 니오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 등에 따르면 제프 청(Jeff Chung)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니오의 ET7가 테슬라의 아성을 흔들기에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2년 ET7의 월평균 판매량을 3000~4000대로 예상했다.
올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은 중국 상해공장의 생산능력(CAPA) 확대와 신규 공장 건립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테슬라는 오는 27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과 함께 연간 목표치를 제시할 예정인데 일각에선 약 80만대가 제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는 현재 독일 베를린과 미국 텍사스주에 생산 공장을 설립 중이다.
다만 대형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진출로 인한 경쟁 심화와 전기차 보조금은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사 연구원은 "미국에선 GM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구축했고 LG화학과 협업을 통해 전기차 수출 비중을 늘리려고 한다"면서 "또 완성차업체들 중에서 폭스바겐과 토요타 등의 선도업체들이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될 경우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