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50명 임상시험서 수면 질·수면시간 호전
[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한의학에서 불면증 치료를 위해 주로 사용되는 대표 치료법인 '전침(電鍼)'의 불면증 개선 효과를 규명했다.
임상시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밝힌 연구결과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임상의학부 이준환 박사 연구팀이 국내 4개 한의과대학 부속 한방병원과 진행한 다기관 임상연구에서 불면증에 대한 전침 치료 효과를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불면증은 가장 흔한 수면장애로 집중력 저하, 두통 등 기능장애는 물론 우울, 불안 등 정신적 문제에 영향을 미쳐 생활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때문에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연간 60만명(2019년 기준)이 넘고 매년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 5판(DSM-5)'의 불면장애 기준을 만족하고 3개월 이상 불면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은 환자 150명이 이번 연구에 참가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전침 치료군, 가짜 전침 치료군 그리고 일상 관리군으로 나눠 임상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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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환자에게 전침(電鍼) 치료를 하고 있다.[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2021.02.03 memory4444444@newspim.com |
전침 치료군은 백회, 인당, 신문, 내관 등 불면증 치료와 관련 있는 10개 혈자리에 4주간 총 10회의 치료를, 대조군은 동일한 개수의 비혈자리 부위에 가짜 전침자극을 줬다. 일상 관리군은 침 치료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변화를 살펴봤다.
각 집단은 연구시작 시점, 치료 2주 후, 치료 종료 시점에 불면증 정도에 대한 평가를 시행했으며 치료 종료 4주 및 8주 후 추적 관찰을 통해 효과의 지속성 및 안전성에 대한 근거도 구축했다.
불면증 정도를 판단하는 데 주로 사용하는 △불면증 심각도(ISI) △수면의 질 △불안·우울 척도 등의 지수를 측정한 결과 전침 치료군의 ISI 점수가 치료 전 19.02점에서 치료 종료 후 10.13점까지 개선됐다.
ISI지수는 0~7점의 범위를 임상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단계(정상)로 보고 점수가 높아질수록 불면증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8~14점은 가벼운 임상적 불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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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심각도 지수 그래프[사진=한의학연] 2021.02.03 memory4444444@newspim.com |
치료 종료 4주 및 8주 후 추적 관찰 시 점수가 각각 8.60점과 8.02점으로 개선 효과가 지속했다. 이는 각 점수가 11.28점과 10.38점인 가짜 전침군의 결과 대비 유의한 호전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피츠버그 수면 질 지수, 총 수면시간에서도 호전을 보였으며 특히 수면효율의 경우 전침 치료군의 개선정도(8.2%p)가 가짜 전침군(4.3%p)에 비해 약 1.9배 가량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밖에 불안(HADS-A)과 우울(HADS-D) 척도 역시 개선됐으며 치료 종료 시점뿐만 아니라 치료 종료 2개월 후까지 개선 효과가 지속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한의학연구원 주요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인 'Nature and Science of Sleep'에 지난해 12월 게재됐다.
memory44444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