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 작품, 이건희컬렉션 포함 샤갈 작품과 비슷한 시기 제작
시작가 45억원…낙찰되면 국내 거래된 샤갈 작품 최고가 기록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건희컬렉션 2만3000여점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되면서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경매시장에도 '이건희컬렉션' 바람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이후 묵혔던 소비심리가 폭발하면서 미술품 경매시장도 활개를 쳤다. 서울옥션은 지난 5월 경매에서 낙찰률 95%로 역대 경매 중 최고 성적을 거뒀고 낙찰 총액은 약 104억원을 기록했다. 또 케이옥션은 지난 4월 경매에서 낙찰률 77%, 낙찰총액 120억원을 달성하고 최고가 작품으로 이우환의 'Dialogue'가 7억400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나 화제가 됐다.
두 경매사의 성과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폭발한데 이어 정부의 부동산 정책 규제와 불안정한 주식시장으로 재테크 길이 막히면서 미술시장에 자금이 증가하면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해 작고한 '물방울 작가' 김창열의 작품가가 상승, 단색화 작가 이우환, 박서보 등의 작품가가 높게 평가되면서 상반기 미술 시장의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마르크 샤갈 Marc Chagall 1887 - 1985 Russian / French Les Jardins de Saint Paul (The Garden of Saint Paul) oil on canvas, 81×116cm 1973 추정가 별도문의, 45억원 시작 예정 [사진=케이옥션] 2021.05.14 89hklee@newspim.com |
이 가운데 고 이건희 삼성회장의 유족이 국보급·명화급의 작품이 포함된 약 3조원에 이르는 이 컬렉션 일부를 국립기관 등에 기증하기로 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의 유산 상속세가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화재와 미술품으로 상속세와 재산세 등을 납부하는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 도입 논의가 깊게 이뤄졌으나, 아쉽게도 이건희컬렉션을 통한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는 국회에 계류되고 대신 국민에게 이를 모두 공개하기로 해 '기증'의 의미를 되돌아 보게 하고 있다.
기증된 이건희컬렉션에는 국보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근대작가 이중섭, 김환기, 천명자 등의 작품, 그리고 샤갈, 모네, 달리, 피카소 등 거장들의 명화가 포함돼 있다. 국내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명품'급 컬렉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상당하다. 223점의 미술품을 기증받은 대구미술관의 경우 국민의 성화에 못이겨 12월 예정이었던 이건희컬렉션 전시를 6개월 앞당겨 오는 6월 29일부터 두달간 개최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건희컬렉션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에서 케이옥션은 오는 26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진행하는 5월 경매에 마르크 샤갈의 작품 'Les Jardins de Saint Paul(The Garden of Saint Paul, 생 폴 드 방스의 정원)'을 출품한다고 13일 밝혔다. 이 작품은 이건희컬렉션에 포함된 샤갈의 'Les amourreux aux bouquets rouge(붉은 꽃다발과 연인들)'과 비슷한 시기인 1973년 생 폴 드 방스에서 그린 작품이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샤갈은 인생 후반기를 생 폴 드 방스에서 지내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기에 이 시기에 그린 작품은 더욱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컬렉션 중 하나인 마르크 샤갈의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 1975, 92x73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1.05.14 89hklee@newspim.com |
'Les Jardins de Saint Paul'의 시작가는 45억원이며, 이날 낙찰되면 국내 경매사에서 거래된 샤갈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하게 된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출품된 샤갈 작풍 중 최고가는 2019년 11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낙찰된 '파리의 풍경'으로 37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이건희컬렉션에 대한 관심이 경매시장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만 남았다.
한편 5월 케이옥션 경매에는 오는 22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갖는 정상화의 작품 7점 12억원어치가 출품되며, 박서보의 '묘법 No. 1-79-81'은 추정가 10~13억원,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를 4억8000만~6억원에 만나볼 수 있다. 또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김창열의 작품도 13점, 약 8억원 규모로 출품되며 김환기, 윤형근, 하종현, 권영우, 곽인식 작가의 작품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해외 부문에서는 야요이 쿠사마의 'Lemon Squash'가 3억2000만~4억5000만원, 중국 작가 아이 웨이웨이의 'Untitled (Divine Proportion)'이 2억 5000만~3억5000만원에 경매에 오른다. 이외에 데이비드 호크니, 리차드 세라, 제프 쿤스, 아야코 록카쿠, 하비에르 카예하의 에디션 작품도 볼 수 있다. 경매 출품작은 오는 15일터 경매가 열리는 26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