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노조 '가짜뉴스' 강력 대응 방침…논란 확산되며 2차 피해 우려
[양주=뉴스핌] 이경환 기자 = 경기 양주시에서 70대 공원 환경지킴이가 공원 벤치에 앉은 반려견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견주의 갑질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자들의 입장이 쏟아지면서 이 사건에 대한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해당 노인이 '쌍욕을 했다'는 견주 측의 일방적 주장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어르신을 성토하는 분위기와 함께 양주시는 '이 사건을 악의적 보도했다'고 주장하면서 본질인 '노인에 대한 갑질' 진위 여부는 뒷전이 됐다.
노인이 욕설과 폭언을 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일이 우선돼야 하고, 민원을 접수받은 시도 이 부분을 제대로 확인했다면 또 다른 논란은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주시청.[사진=양주시] 2021.06.09. lkh@newspim.com |
양주시 공무원노동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어르신이 폭언 등을 했다는 민원이 접수돼 시나 해당 어르신에게 사과를 권고하거나 해당 어르신이 견주를 만나 사과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9일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과 근거에 입각하지 않은 추측성 보도로 24만 양주시민의 명예와 공직자의 자긍심을 무참히 짓밟는 몰상식한 일부 언론의 작태를 엄중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언론이 양주시 옥정호수공원에서 입마개를 안 씌운 대형견을 벤치에 앉힌 견주를 지적하던 70대 환경지킴이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갑질을 했다고 보도하면서 공분을 샀다.
당시 현장을 지켜보던 동료 어르신들도 "벤치를 치워 달라는 말에 견주가 '그런 법이 어느나라 법이냐'는 등 거의 혼자서 해당 어르신에게 말을 쏟아 냈다"며 "민원이 접수되자 당사자에게 사과를 하라고 했지만 잘못이 없는데 왜 사과를 하느냐는 입장이어서 조장이 대신 사과를 하게 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이런 옷을 입고 일하니 약자가 되는 거고 여러 사람이 편해지자는 의미로 견주를 찾아가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주시와 노조가 해당 어르신에게는 사과를 권고하지 않았고, 오히려 어르신이 폭언 등을 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와 입장문을 내면서 지역사회는 물론, 시청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특히 양주시는 시청사 등 4곳에 '왜곡보도 강력히 규탄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면서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일부 공직자들은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은 채 감정적인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직자는 "어르신이 욕설 등을 했다는 민원을 접수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폭언을 한 게 맞는지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시와 노조가 나서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진위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보도자료와 현수막을 내걸다 보니 해당 어르신은 지역사회에서 2차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 시민은 양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의 '가짜뉴스는 누가 만들고 있는가 양주시청에 묻는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양주시청은 이번 일의 실체를 적극적으로 소통했어야 한다. 견주란 사람이 보도 후에도 보이는 해동도 일관성 없는 자기 상황의 재해석만 온갖 인터넷 카페를 돌아다니며 사연이라고 올린다"는 의견 등을 남겼다.
l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