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카페이먼트, 무선 통신 활용한 커넥티비티 서비스
차량서 선택하고 결제까지 한번에...''"픽업'만 하세요"
르노삼성, 현대차, 주유소부터 편의점까지 이용 가능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편의점 갈 채비를 하던 A 씨. 장대비가 쏟아지는 탓에 직접 운전해 이동하기로 한다. 시동을 켜고 차량 모니터에서 가까운 편의점을 선택한 A 씨는 앉은 자리에서 바로 주전부리를 고른다. 지갑을 깜빡했지만 문제 없다. 차량에 미리 등록해놓은 카드 정보가 있기 때문. 점포에서 '주문 확인' 알림이 도착하고 내비게이션 이동 버튼을 누른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점원이 즉시 물건을 건네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는 가운데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인카페이먼트(In Car Payment)'가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차량이 물건을 받기 위한 이동 수단에 그쳤다면, 이제는 주문과 결제까지 한 번에 처리 가능한 이동 점포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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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르노삼성자동차] |
◆ '드라이브 스루'보다 한 수 위 '인카페이먼트'
19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 안에서 결제까지 완벽하게 처리하는 인카페이먼트 사례가 본격 등장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는 차량 안에서 주문하고 물건 수령 시 마스크를 쓰고 현금·카드를 주고받는 방식이라면, 인카페이먼트는 물건 픽업을 위한 접촉을 제외한 모든 것을 차량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인카페이먼트는 자동차 커넥티비티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결제 플랫폼을 개발해 운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도 하고, 외부 플랫폼을 차량 시스템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플랫폼을 만들면 서비스 확장성은 더욱 용이해진다.
국내에선 아직은 낯선 방식이지만,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세계 인카페이먼트 시장 규모는 약 19억600만달러(한화 2조1833억)로 추정된다. 아울러 오는 2027년까진 연 평균 19.9% 성장할 전망이다.
북미 지역에선 2~3년 전부터 인카페이먼트 서비스가 이용되기 시작했다. 또한 인카페이먼트 시장을 위해 BMW·GM·재규어 등 자동차 제조사와 비자카드·마스터 카드와 같은 카드사 그리고 제보(Xevo)와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사가 협력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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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르노삼성자동차 홈페이지] |
◆ 르노삼성·현대차, 주유소에서 커피숍까지 "다양"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6월 출시된 2022년형 XM3에 인카페이먼트를 적용했다. 르노삼성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모빌리티 커머스 플랫폼 스타트업인 '오윈(Owin)'과 협업했다. 차량 내 시스템에 오윈 앱이 탑재돼 있어 운전자들은 모니터 안에서 주문과 결제까지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르노삼성은 "서비스 제휴된 주유소·식음료 매장 및 편의점(CU)에서 주문하고 결제, 차량으로 직접 상품 전달받기가 가능하다"며 "현재 전국 GS칼텍스 380여곳, EX주유소 30여곳, 식음료·음식점 100여곳(서울, 경기권), CU(편의점) 1000여곳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말까지 주유소를 지속적으로 오픈할 계획"이라며 "총 900여곳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은 2022년형 XM3뿐 아니라 기존에 출시된 차량에서도 인카페이먼트를 이용 가능하도록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차량 내 통신이 필수인 인카페이먼트 서비스 특성상, '9.3 이지 커넥트' 장착 차량인 ▲XM3 ▲SM6 ▲CAPTURE ▲ZOE에서 9월 이후 차량 내 통신(FOTA·Firmware Update Over the Air) 방식으로 업데이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최초로 자체 개발한 인카페이먼트 기능인 '카페이(Car pay)'를 차량에 탑재했다. 무선통신 방식으로 차량과 가맹점 가드 사 간 결제 프로세스를 연동시켜 간편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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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현대자동차 홈페이지] |
현대차 운전자는 무선 커넥티드 카 서비스(블루링크·UVO·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 앱에서 직접 결제 정보를 등록하도록 한다. 거래 승인을 위한 6자리 핀 번호를 설정해야 하며 거래 완료를 위해 운전자가 직접 핀번호를 입력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카페이먼트는 ▲현대차에 적용된 '카페이' ▲기아차의 '기아 페이' ▲제네시스의 '제네시스 카페이' 등이 있다. 현대차·기아는 아반떼, 팰리세이드, 스타리아, 아이오닉5, EV6, 4세대 쏘렌토 등에 적용했다. 제네시스는 GV80, G80 등에서 카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카페이 제휴사는 SK에너지, 주차장 아이파킹 주차장, 전기차 충전소 SScharge 등과 제휴하고 있다"며 "실시간 사용처는 현대 카페이 메뉴 또는 블루링크 앱에서 확인 가능하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와 전기 충전소에서 간편 결제하는 수준은 물론이고 레스토랑의 드라이브스루와 물건 픽업 서비스까지 진입 가능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확장성이 뛰어난 만큼 일상 결제 옵션 다양화가 예상된다.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 또한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