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수익 대부분은 분양이익..."성남시가 판 깔았다"
금융사 "PF 대출이 목적...설계된 사업에 참여한 것 뿐"
[서울=뉴스핌] 최유리 홍보영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금융사들도 책임있다고 화살을 겨눴다.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에 수천억원의 이익을 몰아준 책임 주체로 지목했다. 그러나 화천대유가 가져간 이익 대부분은 성남시가 설계한 분양 수익이다. 부동산 사업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기대하고 참여한 금융사 입장에선 이 같은 설계에 개입할 수도, 개입할 이유도 없다는 설명이다.
[수원=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18 photo@newspim.com |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정감사가 진행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책임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사업 설계자인 이재명 지사가 배당 구조의 책임을 금융사에 돌리면서 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지난 18일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민간 사업자 내부에서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는 컨소시엄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하나은행이 왜 개발이익을 특정 소수가 갖게 설계했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화천대유가 소수 지분으로 개발이익 대부분을 가져간 것을 두고 그 책임을 하나은행을 비롯한 컨소시엄 참여사에게 돌린 것이다.
화살을 맞은 금융사들은 억지라는 주장이다. 이 지사의 "대장동 설계자가 맞다"는 말처럼 성남시가 틀을 짠 사업에 참여했을 뿐이데 화천대유에 이익을 몰아 준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의 핵심은 화천대유라는 자산관리사(AMC)에 대한 특혜 의혹이다. 지분 단 1%(출자금 5000만원)로 5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아간 데다, 4500억원 이상의 분양이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화천대유가 손에 쥔 이익 대부분은 개발사업에서 얻은 분양 수익이다. 주민들에게 땅을 싼 값에 사들이고, 고분양가로 팔아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이다.
고수익을 올린 배경에는 민관개발방식을 택한 성남시의 사업 설계가 있었다. 특정 업체가 막대한 이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성남시가 판을 깔아줬다는 지적이다.
성남시는 대장동 사업을 위해 민관합동으로 특수합작법인(SPC) '성남의뜰'을 만들고 지분 50%+1주를 가졌다. 공공이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토지강제수용권이 주어져 토지를 싸게 매입할 수 있었다. 반면 민관합동 법인이 조성한 택지는 민간택지로 분류돼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아울러 민간사업자 공모지침부터 민간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성남의뜰 주주 구성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2021.10.07 yrchoi@newspim.com |
이 같은 설계에 금융사들은 개입할 수도, 개입할 이유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남시에서 사업공고를 냈을 때부터 50%+1주를 가져가기로 돼 있었고 전체적인 사업 설계를 맡았다"며 "금융사는 사업성을 보고 돈이 되겠다는 판단 아래 참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금융사들은 높은 수익률을 전망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에 참여한 하나은행, KDB산업은행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사업비 대비 수익률을 각각 24.3%, 18.7%로 잡았다. 메리츠증권 컨소시엄 역시 대출액 대비 당기순이익률을 11.3%로 추정했다.
사업 리스크는 낮다고 봤다. 통상 도시개발 사업에선 토지보상·인허가·분양 리스크가 3대 리스크로 꼽히는데, 토지보상과 각종 인허가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원·분담한다고 명시돼 있다.
화천대유가 가져간 배당금만 놓고 보더라도 금융사에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화천대유가 적은 지분으로 많은 배당금을 가져간 것은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수익이 늘어난 결과이지, 배당구조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배당금보다는 추후 PF 대출을 기대하고 들어가는 금융사 입장에선 배당 구조에 관여할 유인도 적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배당은 토지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인데 이를 문제라고 지적하면 결과론적 해석"이라며 "정치적인 프레임 속에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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