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업계 수탁사 찾기 어려워
NH투자증권, 내년 수탁업 시작 준비
PBS본부서 수탁업 TF 진두지휘 나서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사모펀드 사태 이후 수탁사 찾기가 어려워진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고사 직전까지 몰린 가운데 대형증권사들이 직접 수탁업무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펀드시장이 커지면서 수탁 수수료가 많이 오른데다, 수탁사인 은행들이 사모사태 여파로 더이상 위험를 떠 않으려 하지 않자, 증권사가 직접 나선 것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펀드 수탁 업무를 직접 하기로 결정하고, 내년 시행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수탁업 추진 태스크포스(TF)만들고 수탁업무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프라임 브로커 서비스(PBS)본부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NH투자증권은 여의도 파크원 사옥 [사진=NH투자증권] |
이 같은 결정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결단으로 이뤄졌다. 증권사 PBS본부는 그동안 운용사가 요청한 수탁업무를 은행에 재수탁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왔다. 수수료를 5대 5비율로 나눠갖는 식이다. 하지만 NH투자증권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정비해 증권사가 직접 수탁업무를 시작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사업추진을 위한 TF가 본격 꾸려졌다. NH투자증권 PBS수탁업무 사업 추진에는 시스템 개발과 인력충원 등으로 약 100억원이 투입됐다.
그동안 운용업계는 사모펀드 사태 이후 수탁사 찾기가 어려워지자 신규 펀드 출시가 중단되는 등 고초를 겪어왔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 운용업계는 기존 은행 뿐 아니라 기관이나 다른 금융권으로 수탁업무를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런 문제를 인지한 금융당국도 지난 2월부터 수탁업무 TF를 운영하면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신규펀드가 출시되기 까진 수탁사 역할도 중요하다. 펀드가 출시되려면 운용사, 판매사, 수탁사가 필요한데, 운용사는 펀드를 설계하고 투자자가 맡긴 돈을 굴리는 역할을 한다. 증권사, 은행 등은 고객을 모집해 펀드를 판매한다. 수탁사는 펀드에 들어온 자산을 보관하고 운용사의 지시에 따라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파는 역할을 한다. 은행이 수탁사를 주로 맡는다.
최근 사모펀드 사태가 수그러들면서 펀드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라임, 옵티머스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로 얼어붙었던 펀드시장은 올해 다시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국내증시 혼조세 지속으로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눈을 돌리면서 펀드시장으로 돌아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사모펀드 시장이 서서히 살아나면서 신규펀드를 출시하려는 운용사들도 늘면서 최근 수탁 수수료가 많이 오른 상태다. 수탁사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줄어든 탓이다. 증권사들이 수탁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이러자 또 다른 대형증권사 2-3곳도 수탁업 진출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사업성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지만 사업 진출이 결정되면 전격 시장에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아직 수탁업에 대한 검토, 스터디 단계에 있다"며 "구체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지는 아직 결정된게 없다"고 설명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