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방일은 그간 경색됐던 한일관계가 정상화 단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을 의미한다. 길었던 경색 속 양국 지도자가 만나지 못해 정체가 지속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본격적으로 교류 여건을 정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약 12년 간 중단됐던 한일 정상 간 외교가 첫 발을 뗀 것을 두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렇게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2022.02.11 oneway@newspim.com |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6일 일본을 찾아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우리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 배상 해법을 제시한 데 따른 결과다.
윤 대통령은 "강제 동원 문제 해법은 대선 공약을 실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이 최근 공개한 영상에 담긴 윤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 패에 적힌 글귀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 처럼 국내 반발이 거세질 것을 예상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해 과감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윤 대통령은 15일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양국 관계 정상화가 우리의 공동 이익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일본 방문에 재계 총수들이 동행하는 등 이후 한일 경제교류와 반도체, 첨단기술 협력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온다.
다만 한가지가 빠졌다. 일본 측의 책임있는 사과다. 일본은 우리 측의 강제동원 해법 발표 이후에도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하야시 요시야마 일본 외무상은 '강제 노동'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는 표현을 해 국민들의 반발만 거세지고 있다.
기시다 총리 역시 해법 발표 직후 "한일 공동선언을 비롯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발언 외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도 일본 정부는 새로운 사과 대신 역대 일본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현지 매체 보도도 나온다.
일본제철 등 강제징용 피고 기업들이 강제징용 해법 '미래청년기금'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일본 기업들의 배상 참여가 확정되더라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배상보다 진심어린 사과를 원한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번 정상회담이 한일관계 개선의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나아가는 방향이 틀어지지 않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우리 정부도 이 점을 일본 측에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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