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내수 판매량 줄어...글로벌 실적 받친 수출도 '휘청'
"드블레즈 사장의 차량 개발 전략이 중요" 기대감도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 체제 1년을 맞이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취임 후 국내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르노코리아차가 내수와 수출 시장에서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내년도에 중국 길리와 합작해 만들 하이브리드 차량과 오는 2026년 출시할 전기차 등 현재보다는 미래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취임한 드블레즈 사장은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취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르노코리아가 있어야 마땅한 경기장"이라며 "르노코리아를 다시 경기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드블레즈 사장의 자신감대로 지난해에는 르노코리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보여줬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내수 5만2621대, 수출 판매 11만7020대로 총 16만964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27.8%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수출은 XM3(수출명 르노 아르카나)가 이끌었다. XM3는 반도체 부품 공급난과 수출 선박 확보 어려움 등의 난관 속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전년보다 74.8% 성장한 9만9166대가 수출됐다.
문제는 드블레즈 사장이 강조한 내수 시장이었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한 5만2621대는 전년도의 6만1096대보다 13.9% 떨어진 수치이자 최근 20년 간 가장 적은 내수 판매량이다.
르노코리아가 내수 시장 판매 10만대를 넘어섰던 때는 10만537대를 팔았던 2017년이 마지막이었다. 9만대를 전후한 판매량을 보인 2018~2020년을 지나 2021년에는 6만1096대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5만2621대로 최근 20년 중 연간 최저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까지는 수출이 실적을 뒷받침했지만 올해는 수출마저 흔들리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1~2월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 중 유일하게 내수와 수출 모두 판매량 역성장을 보였다. 이는 XM3 하이브리드 이후 별다른 신차 라인업이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르노코리아는 국내 생산기지인 부산공장에서 XM3, QM6, SM6 등 3종의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XM3와 QM6가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만 르노 브랜드의 전기차인 조에의 국내 판매를 포기하는 등 신차는 물론 전기차 라인업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이에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차량을 국내 공장에서 집중적으로 생산하는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서 작업자가 차량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 뉴스핌DB] |
하지만 이러한 신차 부재가 계속될 경우 언제까지 경쟁력을 답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가 이달 말 개최되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참여한다고 하는데 사실상 신차도 없는데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내년도에 중국 길리그룹과 합작한 하이브리드 차량이 나오고 오는 2026년 전기차가 출시될 때까지 버티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드블레즈 사장의 1년은 판매량도 떨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앞으로의 1년도 쉽지 않겠지만 내년에 신차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처럼 국내에 생산시설이 있는 외국계 완성차업체는 국내 생산뿐만 아니라 본사의 수입 OEM 차량을 적극 활용해야 하는데 길리와 공동 개발하는 하이브리드차량은 이 공식을 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드블레즈 사장의 과거 경력이 르노코리아의 향후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드블레즈 사장은 르노 남미시장 차량 개발 총괄 엔지니어, C(준중형)/D(중형) 세그먼트 신차 개발 프로그램 디렉터, 르노 그룹의 선행 프로젝트 및 크로스 카 라인 프로그램 디렉터를 맡은 바 있다.
김 교수는 "드블레즈 사장이 차를 개발해서 완성차까지 출시하는 전 과정을 겪은 프로젝트 매니저 출신이라는 점은 그래도 앞으로가 기대되는 이유"라며 "중대형 신차는 국내에서 생산하고 소형은 르노 본사에서 가져오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친다면 지금 이 시간도 의미 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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