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發주가 폭락 사태‧금리 인상 여파로 초라한 성적
'대형IPO' 없는 상황에서 중소형株 투자 신중해져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최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중소형주들이 줄줄이 시초가를 하회하고 있다.
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주가 조작 사태 등 증시에 대한 변동성이 커지면서 공모주에 대한 옥석가리기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3.05.24 ymh7536@newspim.com |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모니터랩과 씨유박스는 시초가를 회복하지 못 한 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모니터랩은 국내 웹 방화벽 시장점유율 1위인 클라우드 기반 보안 플랫폼 기업으로 중소형 종목 중에서도 IPO(기업공개)대어로 불리면서 일반 청약에서 역대 최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지만, SG발 주가 조작 사태와 금리인상 등으로 증시 입성 첫날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모니터랩은 상장 첫날인 20일 개장 직후 '따(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배 로 형성)'에 성공했다.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100% 높은 1만9600원에 형성됐다. 하지만 주가는 급락세로 전환했고, 이날 결국 27.55%(5400원) 하락한 1만 4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모니터랩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715.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 주목 받았던 기업이다.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공모가 상단 혹은 초과 가격을 제시하면서 공모가가 희망범위(7500~9800원) 상단인 9800원으로 결정됐다. 청약 증거금도 총 4조3735억원이 모였다.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도 통합 경쟁률 1785대 1을 기록해 올해 IPO시장 역대 최고 경쟁률을 자랑했다.
같은 날 상장한 씨유박스 역시 시초가는 공모가(1만5000원)대비 3.84% 오른 1만5680원에 형성됐다. 그러나 이후 급락세를 보이며 11.22%(1760원) 떨어진 1만3920원에 장을 마쳤다.
인공지능(AI) 영상인식 전문기업 씨유박스는 공모·일반청약 모두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이면서 흥행 실패가 예견됐다. 공모·일반청약 과정에서부터 저조한 경쟁률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선 578곳의 기관이 참여해 8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는 희망범위(1만7200~2만3200원) 최하단보다 2200원 낮은 1만5000원에 결정됐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 청약에서도 53.06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 규모도 최대 348억원에서 225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시장은 대형 IPO 종목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중소형 종목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시황 악화 등으로 인해 안전한 투자를 선정하기 위해 옥석 가리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달에만 9개 기업 상장이 예정돼있는 가운데 중소형 IPO도 종목별로 옥석 가리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오는 7월부턴 '뻥튀기 청약'도 제재될 것으로 예고돼 공모 타이밍에 대한 기업들의 눈치싸움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 시장의 불안함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4월의 국내 IPO 시장은 대어급 및 일부 종목의 공모 지연 등에 따라 이달 기관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종목이 제한적인 것도 특정 기업의 낮은 경쟁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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