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제가 15개소로 회원제의 7개소보다 많아
리무진 카트피 16만~36만원으로 일반카트에 비해 최대 4배 비싸
서천범 소장 "법인카드의 골프장 사용액 전체를 손비 인정하지 말아야"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코로나19 특수로 그린피가 폭등한 후 일부 골프장들이 리무진 6인승 전동카트를 도입하면서 접대골프를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표한 '리무진 카트 도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리무진 카트를 도입한 회원제 골프장은 7개소에 불과하지만 대중제는 무려 15개소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골프장의 리무진 카트는 올해 들어 많이 도입하고 있는데, 리무진 카트피는 팀당 16만~36만원으로 접대골프를 하는 법인들이 주고객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전동카트피는 팀당 8만원~12만원 수준이다.
부산에 있는 한 회원제 A 골프장은 지난해 7월 리무진 카트를 도입했는데, 팀당 카트피가 36만원, 캐디피는 팀당 16만원을 받고 있다. 이 골프장의 비회원 그린피는 주중 21만원, 주말 25만원으로 비회원이 주말에 리무진 카트를 이용하면 38만원이 든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수도권 회원제 B 골프장의 리무진 6인승 카트피는 팀당 22만원, 캐디피는 팀당 17만원이다. 이 골프장의 비회원 그린피는 주중 30만원, 주말 39만원으로 골프 한번 치는데 들어가는 돈이 무려 주중 39만 7500원, 주말에는 48만 7500원에 달해 회원권이 없는 일반 골퍼들의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강원도에서 최근 개장한 C 비회원제 골프장의 리무진 6인승 카트피는 팀당 20만원, 캐디피는 팀당 16만원이다. 이 골프장의 그린피는 주중 39만원, 주말 51만원으로 회원제·대중제를 통틀어 국내 최고 수준이다. 이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려면 주중에 48만원, 주말에 68만원을 내야 한다. 문제는 이 골프장이 회원을 모집할 수 없는 비회원제임에도 불구하고 콘도회원을 모집해 골프장에 이용혜택을 준다는 점이다.
최근 발간된 '레저백서 2023'에 따르면, 대중골프장의 팀당 카트피는 2010년 7만 3천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7월에는 9만 4,700원으로 29.7%나 폭등했다. 회원제 골프장도 같은 기간에 7만 8900원에서 9만 7900원으로 24.1% 올랐다.
팀당 카트피 분포를 보면, 팀당 카트피를 8만원을 받는 곳이 2019년 177개소에서 올해 7월에는 41개소로 급감한 반면, 10만원짜리는 29개소에서 213개소로 급증했다. 또한 12만원을 받는 골프장은 2019년 2개소에서 올해 7월에는 17개소로 증가했다. 문제는 골프장 이용료에 대한 통제장치가 없기 때문에 기회만 되면 언제든지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카트피를 인상시키는 것은 그린피를 추가로 인상하기 어려워지면서 카트피를 인상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전체 골프장의 카트피 수입액은 약 1조 1509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4.9%에 달한 것으로 레저산업연구소 측은 추정했다.
카트구입비를 감안해 보면 카트피가 너무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인승 전동카트의 1대당 구입비를 1300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6~7개월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전동카트는 골프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서 도입되었다는 점에서 카트피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카트대여료를 절반 수준으로 대폭 인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리무진 카트를 도입해 비싼 카트피를 받는 것은 법인카드로 접대받는 골퍼들을 타겟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2조원이 넘는 법인카드의 골프장 사용액 전체를 손비 인정하지 말아야 카트피를 물론이고 그린피·캐디피를 대폭 낮추면서 일반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