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등 70여개 외투기업 대상 예상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내년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을 앞두고 베트남 정부가 입법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다국적기업의 이익에 대해 특정 국가가 최저한세율(15%)보다 낮은 실효세율을 매기면 모회사 소재지 국가 등 다른 나라에 그 차액만큼 추가 과세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다국적 기업들이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두고 과세를 회피하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다.
13일 베트남 현지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베트남 국세총국은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 검토서를 10월쯤 국회에 낼 예정이다.
내년 초 글로벌 최저한세 시행에 맞춰 조세제도를 다듬겠다는 것이다.
당 응옥 민(Dang Ngoc Minh) 국세총국 부국장은 "지난달 재무부가 글로벌 최저한세 적용에 대한 내용을 정부에 보고했다"면서 "외국인투자(FDI) 기업이 본사가 있는 국가에 추가 세금을 내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법률을 제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등이 참여한 포괄적 협의체는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을 15%로 설정하는 국제 조세체계 개편에 합의했다. 대상은 직전 4개년(사업연도 기준) 중 2개년 이상의 연결재무제표상 매출이 7억500만유로(약 1조원) 이상인 다국적기업이다. 베트남 내 외투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파나소닉, 인텔, 보쉬 등 70여 곳이 해당된다.
베트남 정부는 이들 기업에 최저한세를 적용하면 내년에만 12조 베트남동(VND) 이상의 세금이 추가로 걷힐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 입장에선 베트남에 진출해 누리던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이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등은 지난 5월 베트남 정부에 별도의 보상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정부는 제조·시설 또는 연구개발(R&D) 투자의 일부에 대한 세금을 공제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부국장은 "다국적 기업이 많이 진출한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사례를 분석해 베트남의 조세기반이 침식되지 않도록 규정을 만들 것"이라며 "초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전에 재계와 관련부처 등의 의견도 폭 넓게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 타워 전경. 비뉴스 홈페이지 캡처. 2023.06.15 simin1986@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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