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상권 공실률 줄어…화장품 거리 활기
"황금연휴 이후 유커 귀환 본격화될 것"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 비자 발급을 6년 5개월 만에 재개했다. 비자 발급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면세·화장품 업계는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귀환에 맞춰 분주한 모습이다. 돌아온 유커가 업계에 미칠 영향을 짚어봤다.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코로나 때문에 문 닫고 아르바이트로 버텼는데 좋은 날 와야죠."
명동 지하상가에서만 30년, 2대째 양말가게를 운영하는 안재희(35)씨는 점차 활기를 띠고 있는 명동거리를 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 명절 연휴 이후엔 단체 관광객이 몰리지 않겠냐"며 "중국 정부의 비자 발급 재개 이후 아직 눈에 띄는 변화는 없어 실감은 못 하고 있지만 중국 단체 관광객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30일 궂은 날씨에도 우산을 들고 나온 관광객들로 명동거리가 붐비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30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전날부터 연일 궂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행의 설렘이 느껴지는 관광객들의 표정은 밝았다.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 비자 발급을 재개한 지 20일. 아직 깃발을 따라 돌아다니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삼삼오오 짝을 지어다니는 자유여행객이 거리를 채웠다.
유동인구가 늘면서 코로나 확산 기간 동안 유령도시 같았던 명동거리도 공실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활기를 띠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및 유동인구 증가로 명동 상권의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43.5%에서 올해 2분기 35.8%로 감소했다.
'임시 휴업'이라고 적혀있던 가게가 즐비했던 화장품 거리에도 마스크팩을 들고 중국어와 일본어로 번갈아 호객행위를 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다시 보였다.
명동 화장품 거리 내 에뛰드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활짝 열린 매장 문에는 '그랜드 오픈'이라는 글씨가 큼직하게 쓰여 있었고 매장 안은 중국인 자유여행객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서구권에서 온 관광객으로 붐볐다.
화장품 거리 내 에뛰드 매장에서 일하고 있던 직원은 "이미 손님 10명 중 5명은 중국인"이라며 "예전처럼 마스크팩과 입술에 바르는 틴트 같은 걸 많이 구매해 간다"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문을 연 올리브영 명동점에도 외국인 손님이 가득했다. 이미 명동에만 5개의 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올리브영은 명동점을 열며 명동 상권에서만 6개의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자유여행객만으로도 명동 상권이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라네즈 명동 플래그십 매장의 중국인 방문객 수는 올해 상반기 작년 하반기와 비교해 2배 이상(1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유커의 본격적인 유입 전임에도 이처럼 중국인 방문객이 크게 증가한 것을 보면 10월 이후엔 중국 고객 비중이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9월 말 10월 초 이후로 상권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 보는 이유는 이때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과 국경절이 맞물린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서울 도심 여행 중심인 항공편 여행객도 증가할 것으로 면세업계와 화장품업계 등은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에 따른 경제적 효과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연말이면 중국인 입국자수는 22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