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딜 없던 바이오
경제성 높은 ADC에 사활
ESMO에서 유의미한 결과 발표도
동아에스티, 에이비엘바이오도 기술 획득 추진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올해 바이오 시장이 경기 침체로 쪼그라들었지만 항체·약물 접합체(ADC) 모달리티 관련 딜만은 활발하다. 암 중에서도 난제인 '고형암'을 타깃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은 데다, 지난 10월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에서도 ADC 관련 긍정적인 결과가 다수 나왔기 때문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에서 ADC 관련 딜이 이어지고 있다. 애브비는 지난달 30일 ADC 개발사 '이뮤노젠'을 101억 달러(한화 약 13조원)에 인수했다. 지난 10월에는 MSD가 다이이찌산쿄의 ADC 치료제 3종에 총 220억 달러(약 29조7220억원) 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 길리어드, GSK, 머크, 화이자, 바이오엔텍 등이 올해 ADC 관련 빅딜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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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는 '항체'와 '페이로드(약물)'이 '링커'로 이어진 형태의 약물이다. 항체가 페이로드를 암세포까지 유도한 후, 선택적으로 공격하기에 정상세포가 아닌 암세포만 공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ADC가 주목받는 이유는 난이도 높은 고형암을 치료할 수 있는 약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백혈병 등으로 대표되는 혈액암은 상대적으로 치료하기 쉽다. 주사를 놓을 경우 혈액이 몸 전체를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세포들을 죽일 수 있는 반면, 고형암은 특정 부위에만 종양이 있어 약물이 도달하기가 어렵다. 이 과정에서 ADC는 정해진 암세포만 찾아가서 제거할 수 있는 만큼 고형암을 타깃할 수 있다.
고형암을 타깃하는 약물은 경제성이 높은 만큼 ADC 개발에 성공했을 시 신약 가치도 높다.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에 따르면 전세계 고형항암제 시장은 2021년 약 1010억 달러(126조원)에서 2028년 약 2520억 달러(약 310조원)으로 연평균 1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ADC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ESMO 2023에서 제약사들은 ADC 치료제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내놓으며 눈길을 끌었다. 아스텔라스의 '파드셉'은 PD-1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와 병용요법 3상 데이터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국소 진행성·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에게 약물을 적용했을 때, 환자가 치료를 시작하고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기간(OS)은 기존 화학요법을 시행했을 때보다 두 배 늘었다. 다이이찌샨쿄는 '엔허투' 및 '다토포타맙-데룩스테칸'에 대해 유의미한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ADC 관련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인투셀과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인투셀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링커·약물 기술을 제공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대 5개의 항암 목표 물질에 대한 ADC를 제조해 특성을 평가한다.
동아에스티는 국내 ADC 개발사 앱티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동아에스티는 ADC 첫 파이프라인을 획득하게 된다.
지난 1일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이중항체 ADC 개발 타임라인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025년 말에서 2026년 초 IND를 신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 최소 2개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DC는 시장에서 주목받는 모달리티기는 하지만 경쟁력을 가진 회사는 많지 않다"며 "기술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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