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 장의 사진이 있다. 하프마라톤인데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4명의 선수가 일렬횡대로 줄을 서 있다. 3명의 아프리카 선수는 서로 눈치를 보며 앞으로 치고 나가는 것을 주저하는 것처럼 보인다. 반 발짝 앞에는 중국 선수가 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4명의 선수가 결승선 앞에서 나란히 달리고 있다. 2024.04.16 zangpabo@newspim.com |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하프마라톤 대회 사진이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이날 외국 선수들이 중국 선수에게 우승을 양보한 듯한 모습이 포착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허제는 이날 1시간3분44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2004년 파리 올림픽 출전이 확실시되는 그는 지난달 24일 우시에서 열린 풀코스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6분57초의 중국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풀코스를 뛴지 3주만에 하프코스를 뛴 것도 이례적이지만, 이날 레이스에선 앞서 달리던 케냐의 로버트 키터, 윌리 응낭가트와 에티오피아의 데제네 비킬라는 결승선을 앞두고 허제를 돌아보고 속도를 늦췄다. 한 선수는 먼저 가라는 듯 허제 선수에게 손짓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허제보다 딱 1초 뒤져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응낭가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친구라서 허제가 우승하게 했다"면서 "그렇게 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은 없고, 금전적 보상도 없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회를 주최한 베이징 체육국은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냈다. 베이징 체육국은 "엄청난 관심을 받은 이번 사안의 조사 결과는 즉시 대중에게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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