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공산당이 없었다면 신중국도 없었다(没有共产党没有新中国).'
공산당 찬양가인 이 노래는 당과 국가의 중요한 행사 때는 물론 인기 가요처럼 연중 온 중국에 울려 퍼진다. 공산당 위업을 선전하는 가요로 아이들이 입을 떼기 시작할때 부터 배우는 노래다. 공산당과 친해지는 건 중국 사회에서 출세하는 데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이 노래는 어디서나 권장 가요다.
중국 사람들, 특히 공산당원들에 신앙을 물어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공산당'이라고 대답한다. 언젠가 중국 지방 출장때 기차 옆자리의 한 중년 여성은 공산당이 자신의 '신앙'이라고 주저없이 말했다. 이 여성은 자신이 공산당원이라고 말하면서 훗날 아이를 당원이 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산당도 신앙의 대상이냐고 반문했더니 여성은 서방 사람들이 종교를 믿듯 자신도 공산당을 신앙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공산당은 봉건체제에 예속되고 열강에 침탈당한 나라를 구하고 인민을 해방시켰어요. 중국 인민들에게 공산당은 곧 구원이고 메시아나 마찬가지예요." 여성은 공산당을 신앙으로 여기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덧붙였다. 공산당의 중국 내 위상은 신성불가침의 존재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공산당은 창당 100주년을 맞아 창당의 해를 제목으로 한 영화 '1921'을 방영했다. 이 영화는 1840년 아편전쟁과 1842년 난징조약이라는 중국 근대사의 치욕과 함께 열강에 짓밟히고 도탄에 빠진 민생, 외세와 봉건 군벌에 의해 누란지위기에 놓인 당시 중국 상황을 다뤘다.
영화 '1921'은 "굴곡의 근대 시기 중국 공산당의 탄생은 역사의 필연이었으며 공산당은 반(半)식민 반(半)봉건의 나락에서 중국을 건져 냈다"라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주선율 영화(主旋律, 애국심을 고취하는 체제 선전 영화)로써, 공산당 등장이 복음이었다고 선전하면서 대미 항전 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베이징 전통 고거리 전문대가의 한 상점에 '공산당이 없었다면 신중국도 없었을 것이다'는 체제 선전 구호가 붙어있다. 2024.05.08 chk@newspim.com |
중국 공산당은 1921년 창당했고 이로부터 약 6년 만인 1927년 8월 1일 난창봉기의 무장 투쟁을 계기로 군대 조직이 탄생했다. 이후 8월 1일은 건군 기념일이 됐다. 공산당은 창당 28년 만인 1949년에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 명실상부한 대륙의 주인이 됐다.
중국 공산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집단이고 힘은 모두 당의 일인자인 총서기에 집중돼 있다. 공산당 총서기는 군 통수권자이고 국가의 수반이다.
총서기가 곧 중국 공산당이고 중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히 중국 총서기는 '짐이 곧 국가다'라고 말할 만하다. 흔히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현대판 황제라고 하는데 실제 이런 비유는 그리 과장이 아니다. 이데올로기와 정보와 군대라는 막강한 통치 수단을 장악한 현대 국가 체제에서의 중국 공산당과 당 총서기는 실제 봉건시대 황제보다 더 큰 힘과 권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미중 대치와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지만, 공산당은 이를 내부 체제 결속력을 강화하는 기회 요인으로 활용하고 있다. 소득증가로 민주 의식이 고양되고, 이로인해 시위가 빈발하면서 국가 사회가 혼란에 빠진다는 가설 '중진국의 함정'도 중국은 여봐란듯이 비켜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자신들의 정치 체제가 국민이 선택한 결과이며 서방에서 인정을 하든 않든 자신들의 방식으로 자유와 민주의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이 통치 이념으로 내세우는 12개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는 민주와 자유가 중요한 항목으로 강조되고 있다. 공산당과 대다수 사회 구성원들은 중국이 '자유 민주 국가'임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비록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지만 분배와 성장, 자본과 노동자 이익의 조화, 개발과 보존 등을 놓고 보면 나름대로 정책의 스펙트럼도 꽤 넓은 편이다. 사회주의 체제이지만 중국 사회의 전통적인 특성 때문인지 인민들은 웬만한 자본주의 나라보다 훨씬 불만 없이 사회적 불평등을 수용하는 편이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베이징 시내 전통 거리에 공산당 통치 이념인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선전 간판이 설치돼 있다. 2024.05.08 chk@newspim.com |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전 베이징특파원)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