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정제마진 하락에 실적 악화 불가피
7~8월 정제마진 강세...하반기 실적 회복 기대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올해 2분기 수익성이 나빠질 전망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횡재세 도입 논의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괜찮았지만, 2분기 다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나마 산유국 협의체의 석유 감산 연장이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하반기 실적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 지속과 올 연말 미국 대선 등 글로벌 변수가 많아 실적 회복을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내년 말까지 원유 감산량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비회원 산유국의 생산 증가와 고금리 및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요 우려 속에 글로벌 공급 과잉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됐다. 이번 감산 연장이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역시 개선될 전망이다.
서울시내 한 주유소 [사진=뉴스핌 DB] |
정유사 관계자는 "OPEC+의 감산 연장으로 공급 과잉을 막고 수급이 타이트해지면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생긴다"며 "2/4분기 드라이빙 시즌과 여름 휴가철에 따른 차량, 항공기 기름 수요가 늘어나는데 따른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2분기 정제마진 하락에 실적 악화 불가피...7~8월 정제마진 강세 예상
올해 1분기 싱가포르 평균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2달러 내외로 전분기(4.1달러) 대비 3배 가량 올랐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정유사 이익의 핵심지표로 꼽힌다.
그러나 2분기 들어 정제마진은 5달러 선까지 급락했다. 전통적으로 배럴당 4~5달러의 정제마진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추정된다.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이며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한 것이 정제마진 약세 배경으로 꼽힌다. 또한 아시아의 유럽향 경유 수출이 감소하며 중간유분 재고가 지난 2019~2023년 평균을 상회할 정도로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산업 활동 및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하여 드라이빙 시즌 진입에도 불구하고 가솔린 정제마진은 오히려 하락, 디젤 및 등유 마진도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로 하락했다"며 "1~2월 높은 기온으로 등경유 수요가 부진했던 것처럼 여름철에는 폭염으로 인해 수급이 타이트해 7~8월 정제마진 강세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