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관심 사안, 취득 불법성도 중요"
"사회적 평판 저하 문제도 기준될 수 있어"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5차례에 걸친 김건희 여사의 사과 문자 전문이 공개된 가운데 사인 간 메신저 내용이 유출된 배경을 놓고 국민적 관심이 쏠린다.
9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법조계는 김 여사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간 문자 내용을 두고 ▲국민적 관심이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 ▲당사자 측에서 해당 내용을 직접 제공했다고 유추된다는 점 등에서 법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3자가 개입됐을 경우 상황은 다르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타인의 사적 메시지 내용을 유출했을 경우 비밀침해죄·정보통신망법상 위법 등에 해당될 수 있다고 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건희 여사. 2021.12.26 pangbin@newspim.com |
검사 출신 임무영 변호사(임무영 법률사무소)는 제3자가 메시지를 유출했을 경우 "형법상의 비밀침해죄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1항 제14호, 제49조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형법 제316조(비밀침해) 2항에 따르면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그 내용을 알아낸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여기서 '비밀장치 한 전자기록'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에 해당된다는 의견이다.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1항 제14호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또 제49조(비밀 등의 보호)의 경우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ㆍ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김 여사의 문자 공개의 경우 정치권에서 먼저 국민적 관심사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내용 면에서도 명예훼손이 될 건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해당 내용이 '공익 목적'으로 보도됐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 교수는 "언론사가 사적 감정을 가지고 보도한 것이 아니라, 공적 관심에 의해 보도한 것 아닌가. 비방 목적도 없고 허위사실 인식도 없다"고 덧붙였다.
제3자가 해당 내용을 유출 혹은 제보했을 경우에 대해선 "그건 제공의 문제가 아니라 취득 방식의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취득 과정에서의 불법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취득 불법성이 있다 할지라도 공익 목적으로 언론에 공개하는 건 위법성이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 '사회적 평판' 여부를 주목했다. 제3자가 문자 내용을 유출해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에 걸린다 할지라도 해당 내용이 사회적 평판을 저하시키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그것(문자 내용 공개)만 놓고 보면 김 여사나 한 후보자의 사회적 평판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지지층이 바뀔 뿐인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초청 릴레이 타운홀미팅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7.06 yooksa@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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