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러시아 외무부는 27일(현지시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일각의 아이디어는 "미친 짓"(insane)이라고 비판하며, 그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작전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서방 세계에서 제기된 이 아이디어가 "자살적 시나리오"라면서 책임 있는 정부들이 그러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것은 서방에 의해 우크라이나 정치적 기득권에 강요된 절대적인 미친 짓"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이 문제를 일종의 선전으로 이용하여 서방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얻어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 크렘린궁 대변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26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제공하겠다는 서방의 논의는 "절대적으로 무책임하다"고 꼬집은 바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핵무기 제공은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이는 핵 대응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측의 이 같은 경고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와 관련이 있다.
지난주 NYT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 퇴임 전에 우크라이나에 핵무기 제공을 제안할 수 있다고 익명의 서방 정부 관료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991년 옛 소련 해체 당시 핵탄두 1700여 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70여 기 등 핵무기를 물려받았지만 1994년 러시아, 미국, 영국과 함께 '핵무기 포기'와 '영토·주권 보존, 정치적 독립'을 맞교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서명하면서 핵무기를 모두 포기하고, 그 대가로 러시아, 미국, 영국으로부터 안보 보장을 약속받았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 우크라이나에서 빼앗은 핵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반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조치가 즉각적으로 막대한 억지력을 발휘하겠으나 복잡하고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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