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글로벌채권 첫 스타트로 긍정적 시장 조성
탄핵 정국 불구 글로벌채권 발행 차질없이 진행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금융권과 기업들의 자금조달에도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연초 외화 조달의 바로비터가 되는 수출입은행이 예정대로 달러채권 발행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은은 발행 시기를 내년 초로 확정했고 발행 규모는 논의중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다음달 달러화 채권 발행을 위한 입찰 제안을 요청한 데 이어 최근 주관사단 선정 절차를 차질 없이 마무리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이 마무리됐고 일정 지연 없이 1월 초순에 예정대로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은은 매해 1월에 외화 조달을 위한 달러 채권을 발행해왔다. 내년에도 수은은 글로벌본드 발행의 첫 주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은의 발행 규모와 금리가 이어질 한국물(국내 기업의 외화표시채권)의 벤치마크가 되는 만큼 매년 초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 수은은 1월(5일)에 2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만기와 발행 금액, 금리조건은 미국 달러화 3년물 8억달러(미국채 3년+0.53%), 5년물 8억달러(미국채 5년+0.63%), 10년물 4억달러(미국채 10년+0.73%) 등이었다. 당시 수은은 전 세계에서 발행된 총 593억달러 규모의 투자 적격 등급 채권 중 유일하게 유통 채권 대비 낮은 가산 금리(0.02%)로 발행했다. 투자자 구성에서도 아시아·미국·유럽 외 중남미 지역까지 다양성을 확보했다.
수출입은행 본점 전경. [사진=수출입은행] |
하지만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 속에 금융시장이 대혼란을 겪으면서 일각에선 '외화 조달'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수은의 달러채권 발행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은 관계자는 "(글로벌펀드는) 수출입은행이 연초 첫 스타트를 끊기 때문에 발행이 어려워지거나 연기되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주관사 선정 이후 IR을 통해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으로 발행금리 수준은 당일 돼봐야 알겠지만 발행 시기는 확정된 상황"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도 탄핵 정국 소용돌이 속에 현재 발행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은 맞지만 현 국면이 종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은의 글로벌채권 발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해외에서는 상당한 불안감과 우려하는 시각이 많기 때문에 만약 당장 달러채권을 발행한다고 하면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탄핵 국면이) 장기화될수록 발행금리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상황이 종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달러채권 발행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은 "계엄선포 이후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 등 초유의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고조된 상태"라면서도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조기퇴진 일정 윤곽이 잡히는 시기는 크레딧 강세 전환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