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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미술계 결산]미술시장 침체에도 서울 '아시아 아트허브'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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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현대미술 세계로 뻗어가,유망작가에 러브콜
3회차 '프리즈'에 광주·부산비엔날레 겹쳐 활기
세계 미술전문가 집결,반면에 경매시장은 싸늘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2024년 우리 미술계는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프리즈서울'(9월4~7일) 여파로 여름부터 가을까지 온나라가 미술로 들썩였다. 특히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미술제인 광주비엔날레가 금년들어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프리즈와 같은 시기에 개막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했다.

또 부산비엔날레도 엇비슷한 시기에 막을 올렸고, 전국의 주요 미술관들도 야심찬 기획전을 선보여 미술열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서울=뉴스핌] 2024년 9월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프리즈서울 2024'에 참가한 영국 화이트큐브의 부스. 올해 프리즈서울은 작년 보다 참가화랑이 10개가 줄어 전세계에서 110개 화랑이 부스를 차렸다. 출품작은 수십억 원대 고가 블루칩 보다는, 판매가능한 작품들이 주를 이뤄 1,2회에 비해 다소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유망 작가, 세계무대 진출 가속화

이처럼 매머드한 미술이벤트가 한꺼번에 막을 올리고, K아트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며 글로벌 주요 미술관의 관장과 큐레이터, 아트컬렉터, 프레스 등 미술관계자들이 대거 내한했다. 이에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한국으로 집중된 한 해였다. 고무적인 것은 한국을 찾은 미술전문가들이 한국 미술가들의 작업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는 점이다.

그 결과 독창성을 갖춘 유망한 한국 미술가들의 세계 진출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가을 이미래와 양혜규는 영국 굴지의 미술관인 테이트모던과 헤이워드갤러리에서 각각 개인전을 가졌고, 이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MET) 파사드에 4점의 대형 작품을 설치하며 미국 미술계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내년에는 서도호 작가가 테이트모던에서 솔로쇼를 여는 등 더 많은 한국 미술가가 국제 무대에 진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올해로 30주년을 맞아 9월 개막한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유럽의 스타 큐레이터 니콜라 부리오가 예술감독을 맡아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라는 타이틀로 12월1일까지 열렸다. 2024년에는 부산비엔날레, 창원조각비엔날레, 제주비엔날레(~2025년 2월16일)도 개최됐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또한 2024년 한국 현대미술은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특별전, 공식병행전 등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개최한 해였다. 국내 톱 갤러리들의 주도로 유영국(PKM갤러리), 이배(조현화랑), 이성자·신성희·이승택(이상 갤러리현대) 등의 작품전이 특별전 형식으로 열리는 등 베니스에서 한국현대미술 전시가 총 10건에 이를 정도로 러시를 이뤘다.

이는 전세계가 주목하는 최고의 현대미술제인 베니스에서 한국 미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하지만 일부 부실한 프로젝트도 포함돼 보다 면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뉴스핌]미국을 대표하는 톱 갤러리인 페이스갤러리의 마크 글림처 회장. 마크 글림처는 부친인 아니 글림처(1960년 뉴욕서 페이스갤러리 창업)와 함께 올가을 한국을 찾아, 3년째 참가 중인 프리즈서울을 둘러보고, 서울점에서의 특별한 전시를 진두지휘했다. 페이스갤러리는 이태원의 서울점에서 마크 로스코x이우환 2인전과 왕광러 개인전을 장외전시로 선보이며 많은 미술애호가를 끌어들였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미술을 경험하고 즐기는 '아트슈머' 등장    

한편 프리즈서울과 키아프서울은 미술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앞당기기도 했다. 미술품 수집가를 뜻하는 아트컬렉터와는 다른 '아트슈머'(예술소비자)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미술을 일상에서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는 한 해였다. 즉 아트컬렉터들이 예술품을 투자와 감상의 맥락에서 접근하는 것과는 달리, 아트슈머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대상으로 미술을 바라보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MZ세대를 비롯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술애호가들이 부쩍 증가한 2024년이었다.

[서울=뉴스핌] 프리즈서울, 키아프서울과 발맞춰 같은 기간에 서울 청담동의 송은이 막을 올린 '피노 컬렉션' 전시 전경. '컬렉션 초상화:피노 컬렉션에서 엄선된 작품들'이란 타이틀로 세계적인 아트컬렉터이자 크리스티 경매의 소유주인 프랑수아 피노(케링그룹 명예회장)의 컬렉션 1만여점 중 60점을 선보인 이 기획전은 2024프리즈서울의 장외전시 중 가장 돋보이는 전시 중 하나였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올해는 정부까지 나서서 세계적인 미술장터인 프리즈서울 기간을 '대한민국 미술축제'로 선포하며 미술 열기 확산에 팔을 걷어부쳤다. '상업적 이익 추구'가 최대 목표인 노련한 서구 아트페어 기업에 우리 정부가 공적 기금까지 쏟아부으며 측면 지원한 것에 대해 일각에선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키아프리즈'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고, 서울이 '아시아의 아트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다면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며 힘을 집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큰 한해였다.

미술애호가와 아트슈머들을 올들어 더욱 들뜨게 한 것은 프리즈서울 기간 중 '장외 전시'와 색다른 아트파티 등이 어느 해보다 화려하고 풍성했다는 점이다. 2024년 '키아프리즈' 기간에 세계 정상의 아티스트인 니콜라스 파티(호암미술관)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 아니카 이(리움미술관)를 필두로 △엘름그린&드라그셋(아모레퍼시픽미술관) △피노컬렉션(송은) △마르쿠스 뤼페르츠(대전 헤레디움) △접속하는 몸:아시아 여성미술가들(국립현대미술관) △서도호(아트선재센터)전 등이 열렸다.

[서울=뉴스핌] 한국을 대표하는 리딩 갤러리인 국제갤러리는 올해 프리즈서울 기간 중 함경아 작가와 마이클주 작가의 개인전을 비중있게 선보였다. 사진은 '유령 그리고 지도'라는 제목으로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작가 함경아.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또한 갤러리 전시도 볼만 했다. △마크 로스코x이우환(페이스갤러리) △데릭 애덤스(가고시안) △가브리엘 오조르코(화이트큐브) △션 스컬리X바젤리츠(타데우스 로팍) △제이슨 보이드 킨셀라(페로탕) △레픽 아나돌(푸투라 서울) △나리 워드(리만머핀) △존배(갤러리현대), △함경아x마이클주(국제) △유영국(PKM) 등 주요 작가들의 전시가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서울, 아시아 아트허브로 발돋움

지난 2022년 프리즈서울의 상륙 이후 올들어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는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로써 서울이 '아시아의 아트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한 해였다. 물론 매년 3월에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이 아직은 아시아의 아트페어로는 최고의 매출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명실상부 인터내셔널한 아트페어인 것은 분명하다. 중화권 슈퍼리치 등 최상위 미술품 수집가들을 고객으로 10년 넘게 확보하며 위용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과 한국의 강점은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미술관과 아트센터, 화랑 등 미술인프라가 홍콩에 비해 훨씬 풍부하게 다져져 있다는 점이다. 올들어 서울과 수도권에는 괄목할만한 비영리 미술공간과 아트센터가 속속 문을 열어 인프라적 측면에서는 아시아 최강임을 다지게 했다. 또 역량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을 아시아에서 가장 폭넓고, 탄탄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현대미술 프로젝트와 유통만 놓고 볼 때는 서울이 일본 도쿄를 앞지르고 있어 수년 내로 아시아 최고의 아트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국은 국제적 경쟁력과 시스템, 파워를 갖춘 현대미술 갤러리들의 활약이 두각을 보이고 있고, 나름대로 자기 색깔을 갖춘 중소 갤러리까지 가세하고 있어 가능성은 매우 큰 셈이다. 문제는 정치사회적 안정, 해외 거물급 컬렉터와의 유기적인 네트워킹 등이 선결과제로 해결되어야 이룰 수 있는 목표다. 최고가 작품에 지갑을 척척 열 수 있는 아시아 최고의 슈퍼컬렉터들을 고정적으로 확보해 든든한 버팀목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관건인 셈이다. 

[서울=뉴스핌] 서울 용산의 아모레퍼시픽미술관(관장 전승창)이 프리즈서울 개막에 맞춰 포문을 연 엘름그린&드라그셋의 전시 '스페이스'에 몰린 한국의 기자들. 이 아티스트 듀오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 수영장, 주택, 식당 등을 실제처럼 절묘하게 조성하고, 현대 사회의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다각도로 비틀고 탐구한 작업을 선보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이른바 강소 갤러리로 불리는 젊은 갤러리 중에는 뛰어난 기획력과 국제감각, 작품 선구안및 추진력으로 올해 확실한 성과를 거둔 곳이 여러 곳이다. 금년에 이들 강소 갤러리 또한 고환율과 경기침체로 어려운 한 해를 보낸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새로 진입한 젊은 컬렉터들의 호응을 받으며 미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들은 특히 해외 아트페어와 해외 옥션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내년을 기약하게 했다. 

▲경매시장, 5년내 최저 낙찰액, 최저 낙찰률 기록

그러나 문제도 없지 않다. 심각한 미술경기 침체와 고환율의 장기화는 서울이 아시아 아트허브로 발돋움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미술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이고, 특히 경매시장은 일년 내내 찬바람이 불며 불황에 허덕였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가 발표한 '2024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연말 결산'(서울옥션, 케이옥션 등 국내 경매사 10곳)에 따르면 올해 미술품 경매 낙찰총액은 약 115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약 1535억원 △2022년 약 2360억원 △2021년 약 3294억원 △2020년 약 1153억원에 비해 지난 5년 내 최저 수준이다.

낙찰 총액뿐 아니라 출품작, 낙찰작, 낙찰률, 개인 낙찰총액 등 모든 부문에서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해 심한 불황임을 드러냈다. 김영석 이사장은 "올해 미술시장은 사회 전반의 총체적인 경기 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면서 "적어도 내년까지는 미술시장 경기회복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핌] 2024년 9월 신세계가 서울 신세계갤러리 청담에서 프리즈서울 개막에 맞춰 선보인 스털링 루비(52)의 개인전. '먼지 덮인 계단 위 쉬고 있는 정원사'라는 부제로 스털링 루비의 미공개 신작(회화 콜라주 조각 설치미술 등) 60여점이 나왔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한편 미술계의 오랜 요구사항이었던 미술진흥법이 7월부터 시행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년마다 기본계획, 중장기 방향을 설정해 미술 생태계 전반을 진흥하는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그간 물품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관리된 국가기관 소유 정부미술품도 이 법에 따라 관리되고, 이를 위해 공공미술품 관리 전문기관인 '공공미술은행'이 설치된다. 이어 미술서비스업 신고제(2026년), 재판매보상 청구권(2027년)이 잇따라 시행될 예정이다. 이는 미술품 공정유통과 질서 조성을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그림 렌탈로 연8%수익' 유혹,1600억원대 '폰지사기' 

2024년도 국내 미술시장은 미술품 사기사건이 연달아 터지며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했다. 미술품 투자거래업체 갤러리K의 '아트테크' 사기 행각은 가히 메가톤급이었다. 지난 9월부터 투자자의 고소와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윤곽이 드러났는데 피해액은 약 1600억원대로 파악됐다. 고객이 갤러리K를 통해 그림과 조각을 구입하면 이를 기업이나 사무실, 병의원 등에 렌트(대여)해 수익을 내고, 그 수익금을 고객에게 나눠준다는 사업모델이었다. 또 고객이 현금화를 원할 경우 구입한 작품을 원래 가격대로 재매입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갤러리K는 초기에는 수익금을 지급하는 듯했으나 실상은 대여실적이 미미하기 짝이 없어 적자가 눈덩이처럼 누적됐다. 결국 고객의 투자금을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는데 쓰는 '돌려막기'로 자금을 유용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고객이 구입한 그림도 실체는 없고, 디지털로 이미지만 제시했음이 밝혀지는 등 가공할만한 사기행각을 일삼으며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했던 셈이다.

아트테크를 통해 '은행금리를 뛰어넘는 연 8%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퇴직금을 몽땅 밀어넣거나 전세금을 빼서 투자한 고객들이 속출했고, 고소 고발이 줄을 이었다. 또 청담동 모 화랑에서도 또다른 사기사건으로 피해자가 발생하는 등 가뜩이나 냉랭한 국내 미술품 시장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는 사건이 이어진 2024년이었다.

게다가 수년 전부터 계속되어온 정상급 작가 이우환 화백의 가짜그림 파동 등 위작사건이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가짜가 더 늘었다'는 입소문이 확산된 한 해였다. 이같은 위작논란은 국내 미술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거래를 더욱 위축시켰다. 이런저런 악재들로 인해 메이저 화랑과 일부 강소화랑을 제외한 대다수 화랑들은 '전시를 열어도 고객이 찾지 않는다. 위작논란에 그림값까지 자꾸 떨어지니 누가 발길을 주겠나. 개점휴업 상태다'며 불황을 호소했다. 영세화랑 중에는 심한 불경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폐점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이밖에 '적은 돈으로 피카소, 앤디 워홀 같은 유명작가 작품을 살 수 있다'는 선전문구를 내걸었던 미술품 조각투자도 올들어 '3년 보유했으나 원금이 반토막났다'는 등의 피해사례가 연달아 공개되면서 많은 문제점을 노정시켰다.

▲세계적 작가 리차드 세라, 빌 비올라 타계 

2024년에도 많은 미술인이 우리 곁을 떠났다. 한국화가 오태학·하태진, 서양화가 함섭, 조각가 백현옥, 서예가 권창륜이 타계했다. 해외에서는 거대한 철골조각으로 유명한 리처드 세라와 비디오 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 미국을 대표하는 추상미술가 프랭크 스텔라가 유명을 달리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2025년 우리 미술계가 올해 보다 더욱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무엇 보다 큰 걸림돌은 고환율과 한국의 정치사회적 불안정이다. 특히 달러및 유로화의 고공행진으로 해외 미술품을 들여와 유통시켜온 국내 주요 화랑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작품가 폭등및 운임, 보험료 상승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해 한국현대미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매출도 올려왔던 화랑들에게는 고환율이 넘기 힘든 허들인 셈이다. K-아트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과 호응은 어느 때 보다 뜨거운데 여러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따라서 정교하고도 획기적인 체질개선과 구조조정, 끈질긴 인내와 명민한 투자가 요구되는 한 해가 될 듯하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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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에이피알, 짝퉁에 당했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글로벌 뷰티 기업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에서 수단레드가 검출됐다는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 발표는 알고 보니 에이피알의 공식 수출품이 아닌 가품 유통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에이피알이 AI 모니터링을 통해 가려낸 중국산 짝퉁. 진짜와 사실상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다. [사진= 에이피알]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문제가 된 제품을 판매한 현지 업체는 에이피알의 공식 유통망에 포함되지 않은 곳으로,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K-뷰티 인기에 편승한 가품 유통의 또 다른 사례로 보고 있다. 4일 에이피알에 따르면 HSA가 수단레드 미량 검출 사실을 밝힌 배치 번호는 '2E122I.2E117I'와 '2E191G.2E193G'다. 그러나 에이피알이 확인한 공식 출고 및 수출 이력상 해당 배치 번호 제품이 싱가포르로 수출된 정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HSA가 검사한 샘플의 판매처로 지목된 비너스 뷰티 역시 에이피알의 공식 공급 및 유통업체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에이피알은 "이 업체에 해당 제품을 직접 공급하거나 수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확인 결과 비너스 뷰티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매장 1개만 운영하는 영세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유통망이 아닌 소규모 매장을 통해 정체불명의 제품이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이 중국산 짝퉁에 당했을 가능성이 확실하다"며 "화장품 업체들이 가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에이피알은 이번 사태 이전부터 가품 유통으로 여러 차례 몸살을 앓아 왔다. 지난해 5월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공식몰에 '위조제품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 안내' 공지를 올리고 소비자 피해 예방에 나섰다. 당시 국내외 오픈마켓에서 중국산 위조제품이 유통되면서 관련 피해 상담이 3년간 450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위조제품은 무단으로 메디큐브 로고를 사용하고 패키지와 용기까지 정품과 유사하게 제작해 소비자가 정품과 가품을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K-뷰티 전반의 위조품 문제도 심각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최근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에서 메디큐브를 비롯해 토리든, 마녀공장, 스킨1004, 달바 등 인기 K-뷰티 브랜드를 도용한 가품이 다수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품 판매자들은 공식 판매처의 상세 페이지 이미지를 무단 도용하고 제조국을 한국으로 표기해 정품과 혼동을 유도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성분인 수단레드가 검출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테스트 리포트. [사진= 에이피알] 에이피알은 지난달 3일 HSA의 요청에 따라 현지 공인 시험 기관에서 별도의 제품 시험을 진행했다. 에이피알 싱가포르 법인이 제출한 제품에서는 수단레드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후 같은 달 26일 HSA로부터 해당 제품의 판매 및 공급 중단 조치가 해제됐다는 통지를 받았다. 다만 수단레드가 미량 검출된 비너스 뷰티 판매 제품에 대해서는 회수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당사는 이번 이슈가 제기된 이후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아시아권 판매를 선제적으로 중단하고 관계 당국의 요청에 성실히 대응해 왔다"며 "싱가포르에서도 HSA의 요청에 따라 HSA 공인 시험 기관에서 제품 시험을 진행했고, 불검출 결과가 확인된 이후 판매 및 공급 중단 조치가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HSA가 검출 사실을 밝힌 샘플의 판매처로 언급된 업체는 당사가 해당 제품을 공급한 공식 유통업체가 아니며 해당 배치 역시 당사의 싱가포르 공식 수출 이력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해당 제품이 어떠한 경로로 현지에 유통됐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가품 여부나 진위에 대해서는 당사나 싱가포르 측에서도 확실히 확인 가능한 부분은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fineview@newspim.com 2026-09-04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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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軍, 호르무즈 파병 실무 착수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정부와 군(軍)이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군수지원함,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폭발물처리(EOD) 전력 등을 파견하는 방안을 놓고 구체적인 실무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파병이 성사될 경우 2004년 자이툰부대 이라크 파병 이후 22년 만의 미국 요청에 따른 해외 파병이 될 전망이다. 다만 청와대는 "관련된 사안은 결정된 바 없다"며 "최종 결정 단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해군 해상초계기(P-8A)가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비행하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국방부 "호르무즈 파병, 구체적 준비하고 있다"  복수의 군·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합참과 해군은 지난달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비해 투입 전력과 작전 임무, 현지 기항지와 작전기지, 군수지원 계획을 검토해 왔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해군 전력을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며 파병 후보 전력으로 P-8 포세이돈과 해군 군수지원함, EOD를 거론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현지 기항지와 작전기지 문제도 관련 국가와 협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가 우선 검토하는 것은 전투함이 아닌 '지원 성격'의 자산이다. 해군 최신 군수지원함인 소양함(AOE-II)과 P-8A 해상초계기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소양함은 원양 해역에서 작전 중인 함정에 연료·탄약·식량·부품을 보급하는 전력이다. 해군이 보유한 소양함급은 1척으로 기본 배수량 약 1만1000t급이며 만재 배수량은 약 2만3000t에 이른다. 승조원은 약 140명 규모다. P-8A는 잠수함과 수상함을 탐지·추적하는 해상초계기다. 해군은 2024년 미국에서 6대를 인수했고 지난해 7월 실전 배치를 완료했다. P-8A가 호르무즈 해협에 실제 투입되면 해군 해상초계기의 해당 해역 첫 작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 해군과 이란혁명수비대 해군의 고속정·잠수함 위협, 기뢰·수중 위협 가능성이 상존하는 해역이라는 점에서 감시·정찰과 항로 안전 확보 임무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군의 1만1000t급 군수지원함 소양함(AOE-51)이 해상에서 항해하고 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후보 전력으로 군수지원함과 P-8A 해상초계기, 폭발물처리 전력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해군] 2026.09.04 gomsi@newspim.com ◆해군 소양함·P-8A 초계기·EOD 전력 150명 안팎 전망  EOD(폭발물처리) 전력도 함께 거론된다. 이는 항만·기항지·함정 주변에서 폭발물이나 기뢰 의심 물체에 대응하는 임무를 맡을 수 있다. 다만 EOD의 구체적 편성과 장비, 임무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소양함과 P-8A, 관련 지원 인력을 함께 운용할 경우 파병 규모는 최소 150명 안팎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파병까지는 국내 절차가 남아 있다. 해외 파병은 통상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의결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르면 이달 중 국회에 파병 동의안이 제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방부는 "현재 논의 중인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며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검토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한국의 대이란 군사 기여 문제를 공개적으로 압박한 뒤 구체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이 이란 관련 미국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고 미국이 주한미군 약 '3만9000명'을 통해 한국을 방어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청와대는 당시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 제반 요인을 감안해 실질적·군사적 기여 방안을 미 측과 긴밀히 논의 중"이라고 밝혀 군사적 기여 가능성을 처음 공식 언급했다.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참가한 연합해군 전력이 지난 7월 22일(하와이 현지시각) 하와이 제도 북부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미 해군] 2026.09.04 gomsi@newspim.com ◆전투함보다 군수함·초계기 비전투 자산 먼저 검토 예상  정부는 이란과의 불필요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전투함보다 군수지원함·초계기 등 비전투 자산을 먼저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수지원함과 초계기가 실제 분쟁 해역에서 작전에 들어가면 단순한 후방 지원 이상의 정치·군사적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 2020년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 당시에 문재인 정부는 국회 동의 없이 아덴만 해역의 청해부대 작전 범위를 일시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바 있다. 이번에는 별도 파병안과 국회 동의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 정치권과 여론의 찬반 논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gomsi@newspim.com 2026-09-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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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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