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찬반 투표, 인천 제외 전국 공항서 실시
노조 "파업 찬성으로 압도적 가결 예상"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전국 공항 노동자들이 인력 증원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전면적인 파업을 시사했다. 인파가 몰리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국내 공항 이용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23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공항노동조합(이하 공항 노조)은 지난 20일 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7시경 투표가 종료된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투표에 참여하는 공항은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공항 전체다. 투표 대상 공항은 ▲김포 ▲청주 ▲군산 ▲양양 ▲원주 ▲김해 ▲대구 ▲울산 ▲포항경주 ▲사천 ▲여수공항 ▲광주 ▲무안 ▲제주 등 14곳이다.
공항 노조는 파업 가결 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 공항 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에서 (찬성으로) 압도적 가결을 예상하고 있다"며 "파업 투쟁 일정을 공개적으로 선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항 노조는 전국 공항을 운영하는 자회사 노동자로 구성된 단체다. 이들은 안전한 항공기 운행을 위해 필수적인 공항 보안 검색대와 탑승구, 활주로 등에서 근무한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추진에 따라 2018~2020년 사이에 외부 용역업체 소속에서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됐다.
노조에 따르면 전국 공항의 운용 인력의 약 4300명 중 법정 필수 유지 인력을 제외한 80%(2300여 명)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 노조는 ▲인력 증원 ▲처우 개선 ▲2인 1조 근무체계 확립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엄흥택 공항 노조 위원장은 지난 20일 열린 결의대회에서 "모회사인 한국공항공사의 불합리한 계약인 자회사에 대한 계약 갑질 등으로 아직도 과거 용역업체 소속일 때와 별반 다를 바 없는 껍데기만 정규직인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공항 노조는 "용역보다 못한 자회사 위탁 계약으로 저임금으로 만성적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2인 1조 작업 원칙 위반으로 총기 사고 등 안전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인화 사업을 명분으로 끊임없이 자회사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며 "한국공항공사가 자회사 노조와 협의체 구성 요구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청(한국공항공사)과 교섭할 수 있는 권리 보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필수 운용 인력이 유지될 예정이기에,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본사 직원이나 용역 파견 등 승객들이 공항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 노조와 노사 협의체 구성에 대해선 "각각의 자회사로 이뤄진 별도의 독립 법인이기에 해당 자회사 경영진과 협의체 구성을 해야 하는 것이지 모회사인 (한국공항공사와) 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